“매일 피똥 쌀 만큼 뛰는데 날벼락”…베테랑 러너들, 건강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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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피똥 쌀 만큼 뛰는데 날벼락”…베테랑 러너들, 건강 무너졌다

입력 : 2026.05.24 09:42

암 역학 저널, 울트라마라토너 연구
‘극단적 운동’이 대장 용종 확률 높여
마라톤 중독자들, 신체 신호 관찰해야
다만 규칙적인 운동은 암 발병률 낮춰

사바스티안 사웨가 런던마라톤 남자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바스티안 사웨가 런던마라톤 남자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라톤과 울트라러닝(42.195km 이상의 초장거리 달리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극단적인 고강도 운동이 대장 건강에 뜻밖의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러너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 이노바 샤르 암센터의 위장관·암 프로그램 공동 디렉터인 티모시 캐논 박사 연구팀은 최근 ‘암 역학’ 저널에 흥미롭고도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3040 러너들에게서 발견된 ‘뜻밖의 신호’

캐논 박사가 이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19년, 불과 6개월 사이에 특별한 위험 인자가 없고 신체 조건이 매우 우수한 30~40대 젊은 대장암 환자 3명을 잇달아 치료하면서부터다.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매년 100마일(약 160km) 울트라마라톤이나 수차례의 풀·하프 마라톤을 완주하는 ‘극단적 러너’라는 점이었다.

일반적으로 적당한 운동은 대장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캐논 박사는 의문을 품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35세에서 50세 사이의 극단적 러너 94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모두 최소 5회 이상의 마라톤을 완주했거나 2회 이상의 울트라마라톤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진행한 결과는 놀라웠다.

전체 참가자의 약 50%에서 대장 용종이 발견됐다. 심지어 참가자의 15%는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훨씬 큰 ‘진행성 선종’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실제 대장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없었다.

통계적으로 40대 후반 성인의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진행성 용종이 발견되는 비율이 1.2%~6%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러너들의 수치는 이례적으로 높은 결과다.

러너들은 혈변을 ‘훈장’으로 여기지 마라

산소가 부족해진 장 상피 세포 중 일부는 사멸하고, 장벽에 미세한 틈이 생기는 ‘장 누수’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곧 염증과 자극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마라톤 러너들이 대회 중이나 직후에 구토, 복통, 설사, 심지어 직장 출혈(혈변)을 경험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문제는 운동이 끝난 후 손상된 장 조직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세포들이 급격하게 증식하고 분열하면서 유전자 변이와 용종 발생의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고강도 운동과 대장 건강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단초를 제공했지만, 지나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2016년 JAMA 인터널 메디슨 저널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운동은 대장암을 포함한 13개 주요 암의 발병률을 최대 20% 낮춘다. 또한 2025년 연구에서는 대장암 생존자가 3년간 규칙적인 걷기 운동을 했을 때 암 재발로 인한 사망 위험이 37%나 감소하는 등 운동의 이점은 여전히 명확하다.

메이요 클리닉의 위장관 전문의이자 마라톤 러너인 에이미 옥센텐코 박사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이지만, 참가자 수가 적고 대조군이 없는 ‘예비 연구’ 단계이므로 러너들이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라면서도 “다만 몸이 보내는 신호에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속적인 복부 팽만감, 쥐어짜는 통증, 그리고 무엇보다 직장 출혈이 있다면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라”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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