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20년 넘게 같은 보온병을 사용한 남성이 납 중독으로 인한 합병증에 숨졌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의료진은 산성이나 알칼리성 성분이 강한 탄산음료 등 음료를 보온병에 장시간 담아두면 중금속이 녹아 나올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일 대만 TVBS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50대 남성 A씨는 출근길 운전 중 갑자기 방향 감각을 잃고 식당으로 돌진하는 사고를 냈다. 운전 경력 30년이 넘는 베테랑이었지만, 사고 순간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외상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극심한 빈혈과 뇌 피질 위축, 신장 기능 이상 등의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의료진은 추가 검사를 진행하던 중 A씨로부터 “최근 들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음식의 짠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등 미각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중금속 중독 가능성을 의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혈액 검사 결과 A씨는 납 중독으로 확인됐다.
원인을 조사하던 중 A씨의 생활 습관이 드러났다. 그는 약 20년 동안 거의 매일 같은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 마셔왔다. 보온병 내부는 녹이 슬고 손상이 진행된 상태였다. 여기에 뜨거운 음료를 반복적으로 담으면서 납 성분이 용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의료진은 장기간 납에 노출되면서 신장을 비롯한 주요 장기가 서서히 손상됐다고 봤다.
이후 A씨는 기억력 저하와 판단력 장애 등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사고 발생 약 1년 뒤에는 음식물이나 침이 기도로 넘어가 생기는 흡인성 폐렴까지 겹치며 결국 사망했다.
의료진은 보온병 내부에 단백질 찌꺼기가 쌓이면 세균 번식 위험도 커지는 만큼 정기적인 세척을 권했다. 이와 함께 사용 기간이 오래된 텀블러나 보온병은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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