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정후는 8일(한국시간)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 7번 중견수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 1삼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43이 됐다. 팀은 3-1로 이겼다.
이날 첫 타석은 아쉬웠다. 2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필라델피아 선발 크리스토퍼 산체스를 상대로 6구 승부까지 벌였으나 유인구로 들어온 체인지업에 배트가 헛나가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1-2 카운트에서 4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쳤다. 잘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3루수와 유격수 사이 좋은 코스로 타구가 가며 내야안타가 됐다. 6회 세 번째 대결에서는 1사 1루에서 초구 95.3마일 싱커를 노렸지만, 2루 정면으로 가는 땅볼이 됐다. 1루에서 살면서 병살은 막을 수 있었다. 두 차례 타석 모두 잔루가 됐다.
가장 의미 있는 장면은 8회말 나왔다. 1사 1, 3루 기회에서 오라이언 커커링을 상대로 1-2 카운트에서 5구째 몸쪽 낮은 코스의 스위퍼를 받아쳤다. 타구가 1루 정면으로 갔지만, 상대 1루수 브라이스 하퍼의 홈 송구가 약간 빗나갔고 3루 주자 맷 채프먼이 포수 태그보다 먼저 홈으로 들어오며 득점이 인정됐다. 2-1에서 3-1로 달아나는 득점이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쉽지 않은 경기를 했다. 운이 따를 듯 따르지 않았다. 2회 1사 만루에서 루이스 마토스가 때린 타구는 원래대로라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돼야하는데 상대 유격수 트레이 터너가 타구를 더듬었다. 주자가 모두 살 수도 있었는데 터너가 더듬은 공이 하필 2루로 굴러가면서 1루 주자가 아웃됐다.
3회에는 선두타자 라파엘 데버스의 뜬공 타구가 우익수와 2루수, 중견수 사이 떨어지면서 안타가 됐고 2사 1루에서 맷 채프먼이 때린 타구를 상대 중견수 브랜든 마쉬가 조명에 가려 잡지 못했다. 1루 주자 데버스가 여유 있게 홈까지 들어올 수 있는 타구였지만, 타구가 바운드된 이후 넘어가며 인정 2루타가 돼서 3루에서 멈춰야했다. 계속된 2사 2, 3루에서 윌머 플로레스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득점하지 못했다.
5회초 수비는 불운 그 자체였다. 선두타자 브라이슨 스탓의 평범한 땅볼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로 튀면서 1루수 플로레스의 발을 맞고 뒤로 빠져 2루타가 됐다. 이어진 1사 3루에서 폭투가 나오며 결국 실점했다.
양 팀 선발은 모두 잘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랜든 루프는 5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기록했다. 4회와 5회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으나 피해를 최소화했다.
필라델피아 선발 산체스도 7이닝 7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체인지업(45%) 싱커(40%) 두 가지 구종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았지만, 문제없었다. 체인지업으로만 15개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승부는 불펜 싸움에서 갈렸다. 샌프란시스코는 7회 조이 루케시, 8회 타일러 로저스, 9회 카밀로 도발이 연달아 선두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했고 득점권까지 내보냈으나 실점을 막았다.
반면 필라델피아는 8회 등판한 커커링이 사구 2개와 피안타로 장작을 쌓았고 2실점 허용하며 패전을 안았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