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윤광 쿠션 팩트’로 입소문을 탄 뷰티 브랜드 A사. 뷰티 유튜버의 극찬을 받고 제품 하나로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끝내 다음 히트작을 내지 못했다. 어렵게 후속 제품을 출시했지만 어중간한 가격대에 평이한 품질이라는 평가 속에 창업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인디 뷰티 브랜드 창업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역설적으로 화장품 업체 폐업도 급증하고 있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3년 3만1524곳이던 전체 화장품 책임 판매 업체 수는 지난해 2만8412곳으로 3100곳가량 줄었다. 2024~2025년 새로 등록한 업체 수(8579개)를 고려하면 2년 새 1만1690여 곳의 화장품 회사가 사라진 셈이다. 화장품 책임 판매 업체는 뷰티 브랜드사로, 식약처가 요구하는 자격 기준을 갖춘 뒤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충분한 준비 없이 뷰티업계에 무작정 뛰어드는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난 데 따른 부작용이다. 탄탄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생태계 덕분에 직접 공장을 짓지 않고도 쉽게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지만, 비슷한 성분과 제형의 제품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히트 제품의 독점 기간은 짧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 브랜드가 PDRN이나 엑소좀 제품으로 히트하면 비슷한 성분과 제형의 후발 제품이 곧바로 쏟아진다”며 “시장에 널려 있는 제품을 적당히 복제하는 수준으로는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고 했다.
마케팅비를 투입해 틱톡 숍과 아마존에서 초기 매출을 올릴 수는 있지만, 판매 규모가 커질수록 어필리에이트(제휴 인플루언서) 수수료 등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난다. 매출 곡선은 가팔라도 이익은 따라오지 못하는 브랜드가 나오는 이유다. 첫 제품이 단기적으로 성공을 거뒀더라도 인기를 오래 이어가기 어려운 구조다.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지도가 낮은 새로운 브랜드가 이름을 알리기 위해 써야 하는 비용은 늘어나고 있다. 뷰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얼타에 입점한 연 매출 2000만달러(약 310억원) 규모 브랜드는 A급 신제품 출시에만 20만~30만달러를 들인다. SNS 광고 예산도 제품당 5만~15만달러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뷰티 소비자는 브랜드 전환이 빠른 게 특징”이라며 “인디 뷰티 브랜드의 수명도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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