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1호' 사업재편 승인
대산 이어 2번째 석화 구조조정
여천NCC 2·3호기 중단해
에틸렌 139만t 생산 감축
기업 8천억 자구책도 마련
여수 2호·울산은 '첩첩산중'
정부가 국내 최대 석유화학 생산거점인 여수 국가산업단지 사업재편 1호 프로젝트를 최종 승인했다. 지난 3월 사업재편안이 제출된 지 약 4개월 만이다. 정부는 7000억원가량의 지원책을 제공하고, 기업들은 8000억원대 자구안을 내놓았다.
22일 산업통상부는 여천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이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20일 승인했다고 밝혔다. 재편안에 따르면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폴리에틸렌(PE)·석유수지 등 석유화학 제품 사업부문을 여천NCC에 현물출자한다. 롯데케미칼 여수NCC도 PE·폴리프로필렌(PP) 등을 생산하는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한다. 이후 여천NCC가 두 사업부문과 합병해 3사 통합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 신설 법인 지분은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이 각각 30%씩 보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연간 92만t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하던 여천NCC 2호기와 47만t 규모의 3호기는 가동이 중단된다. 이번 승인으로 총 139만t의 에틸렌 생산이 감축되는 셈으로, 정부가 당초 제시한 총 감축 목표(370만t)의 67.5%를 달성하는 것이다. 산업부는 최종 감축량이 당초 목표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여수 1호의 사업재편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2029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고 부채 비율도 대폭 감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사업재편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65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자금으로 4500억원가량을 지원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는 2000억원 규모의 수입 보험을 지원한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 말까지 석유화학 업체가 수입하는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약 156억원 규모의 지원 효과를 낼 방침이다. 2조2000억원가량의 부채는 상환을 유예한다. 대산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세제 지원도 이뤄진다. 자산 매각에 따른 과세 이연 기간은 기존 4년 거치·3년 분할납부 방식에서 5년 거치·5년 분할납부 방식으로 바뀐다. 취득세와 등록면허세 등 지방세도 75~100% 감면한다.
기업들도 자구책을 내놨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총 8000여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다. 54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하고, 사업재편 이행을 위해 2532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대산에 이어 여수까지 에틸렌 생산이 대폭 감축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다만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여수 2호와 울산 석유화학단지는 아직 사업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속도가 더딘 곳은 울산 석화단지다. 내년 상반기 상업 가동을 앞둔 샤힌 프로젝트가 변수다.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경쟁력 없는 설비를 줄이는 것이 사업재편의 목표인 만큼 샤힌 프로젝트는 감축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등은 반사이익을 에쓰오일이 가져가는 것 아니냐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수 2호는 LG화학이 NCC 2호기 가동을 중단하고 GS칼텍스와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합작 시 자산 가치 평가를 놓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울산에도 사업재편에 속도를 낼 것을 촉구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산단이 참여하는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며 "울산 지역 사업재편 논의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인선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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