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12개가 5만7000원"…'국민 배우 vs 대통령' 고물가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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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30 10:05 수정2025.05.30 10:06

아르헨티나 만두 엠피나다./사진=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만두 엠피나다./사진=연합뉴스

"만두 12개가 4만8000페소(5만7000원)나 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국민배우로 칭송받는 리카르도 다린(57)이 방송에서 한 이같은 발언으로 '엠파나다(아르헨티나식 만두)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대통령은 물론 경제장관까지 가세해 설전을 벌였다.

앞서 2010년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비밀의 눈동자'의 주연을 맡은 다린은 지난 24일 아르헨티나의 인기 TV 프로그램에 나와 현재 아르헨티나 상황을 어떻게 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너무 좋다. 환상적"이라고 비꼬며 "'침대 밑 달러'라니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모르겠고 뭔지도 모르겠다"며 현 정권의 경제 정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침대 밑 달러'는 하비에르 밀레이 정권이 현재 소비 진작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신고하지 않는 현금 재산의 사면화'로 탈세자들에게 면죄부를 제공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다린은 "만두가 12개에 4만8000페소"라고 두 번이나 강조하며 "많은 사람이 현재 (경제 상황으로)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 국민이 아직 높은 물가와 낮은 구매력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엠파나다는 아르헨티나식 만두로 한 끼 음식이나 야식으로 즐겨 먹는 국민 간식이다.

논란은 온라인상에서 밀레이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가 제시한 만두 가격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며 비난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루이스 카푸토 경제장관이 다린의 발언을 비난해 논란이 증폭됐다.

그는 다린이 말한 가격은 아르헨티나 최고 식당 가격이며, 이건 자동차 가격을 묻는데 포르쉐가 20만달러(2억7000만원)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이 1만6000페소(1만9000원)로 맛있는 만두를 먹는다며 그를 "바보"라고 부르며 원색적인 조롱까지 더했다.

여기에 밀레이 대통령은 금으로 만든 형상의 인공지능(AI) 합성 만두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다린의 만두'라고 비꼬았다.

다린이 말한 가격은 아르헨티나 유명 식당 가격이며, 일반 식당 평균 가격은 한 50% 정도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다린은 카푸토 장관의 비난 발언에 대한 민주주의 국가의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하며 자신의 발언은 현재 물가가 너무 높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 엘디아리오아르는 같은 상품의 아르헨티나의 가격을 칠레와 비교하면서 빅맥 햄버거는 40%, 파라세타몰 약은 157%, 버드와이저 맥주는 87%, 코롤라 차량은 22% 아르헨티나가 더 비싸며고 최저임금은 아르헨티나가 45%나 더 낮다고 보도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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