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민간 벤처모펀드 늘어날까, 날개 달아준 이재명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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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간 빈익빈 부익부 해결할 방안으로 주목
李 대통령, 민간 벤처모펀드 지원 대선 공약
은행권은 정치권 동향 살피며 아직 신중모드
대기업 CVC 중심으로 만들어질 가능성 ↑

  • 등록 2025-06-25 오후 7:29:32

    수정 2025-06-25 오후 7:29:32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6대 1. 최근 위탁운용사(GP) 선정이 마무리된 하나벤처스가 운용하는 ‘하나초격차상생재간접펀드 2025년 1차 출자사업’의 경쟁률이다. 150억원 규모로 GP 5곳을 선정하는데 30개사가 지원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나벤처스의 민간모펀드 출자 사업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루키와 일반리그로 출자 사업을 구분해 중소형·신생 VC에게도 기회가 있고, 선정우대 대상도 초격차 10대 스타트업 산업 분야를 포함하는 등 까다롭지 않다는 평가가 있어서다.

이처럼 민간모펀드에 대한 벤처캐피털(VC)들의 관심이 상당한 가운데, 최근 업계 일각에서 제2 민간모펀드가 이른 시일 내에 나올 거란 기대감이 차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모펀드 관련 대선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새 정부에서 더욱 구체적인 정책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민간모펀드 활성화로 벤처업계의 숨통이 트이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25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의 벤처투자 공약을 뒷받침 삼아 민간 벤처모펀드 출자 사업을 펼치는 곳이 속속 나올 거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민간모펀드 제도는 지난 2023년 벤처투자촉진법이 개정되면서 본격 시행됐다. 개인투자자 등 민간 자본의 비상장 기업 투자 유입을 통해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부 재원이 아닌 민간 재원으로 벤처펀드(자펀드)에 간접·분산 출자해 투자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소규모 펀드의 난립 방지를 위해 출자금은 최소 1000억원 이상이 돼야 한다.

하나벤처스는 개정된 법에 따라 출자사업을 진행한 국내 최초 민간모펀드다. 하나금융그룹은 약정총액 1000억원 규모로 민간모펀드인 하나초격차상생재간접펀드를 지난해 2월 결성했다. 해당 펀드의 출자 사업은 하나벤처스가 주관한다. 출자 사업에 선정된 위탁운용사들은 창업·벤처기업에 자금을 투자한다.

그간 VC 업계는 펀드 자금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모펀드가 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펀드 운용규모가 큰 대형사를 중심으로 출자자(LP) 자금이 몰리고 중소형·신생 VC는 자금을 모으기 쉽지 않았던 탓이다. 고금리, 경기침체, 탄핵정국 등을 계기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각해졌다.

그러던 중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연간 4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시장을 육성해 글로벌 4대 벤처 강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인투자자가 민간 벤처모펀드 출자 시 세액공제를 확대해 민간 벤처모펀드 출자자를 유인하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공공자금에 대한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민간모펀드가 확대되면 벤체 업계의 숨통이 트일 거라 예상된다.

VC 업계는 정부가 민간모펀드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만큼 하나벤처스 다음으로 은행권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주도의 민간모펀드가 탄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기관이 그간 벤처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았던 이유로 위험가중자산(RWA)이 있었는데 부담을 줄여줄 정책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RWA는 투자자산에 대한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된다.

다수 업계 관계자는 “다음 민간모펀드는 보수적이고 속도가 느린 은행권보다는 대기업 산하의 CVC가 많이 늘어난 만큼 이곳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의견을 냈다. 실제로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RWA 이슈로 고려하지 않는 곳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대선 공약이 정책으로 어떻게 발전될지 보기 위해 정치권 분위기를 살피는 곳이 꽤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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