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담보 잡은 메리츠, 무담보 전단채…홈플 채권자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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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파산 기로]②
메리츠, 담보권으로 우선 회수 ‘안전지대’
견련파산 시 상거래채권자도 구제 길 열려
4000억 전단채 채권자, 피해 무방비 우려

  • 등록 2026-07-13 오후 7:18:04

    수정 2026-07-13 오후 7:18:04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홈플러스가 파산으로 직행할 경우 수조원대에 달하는 채권자들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담보권을 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은 청산 국면에서도 우선 회수가 보장되는 반면 담보없이 상품만 믿고 자금을 댄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채권자들은 순위 다툼에서 밀려날 처지에 놓였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 파산 정국에서 가장 안전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 자가 점포 62곳을 담보로 잡고 있는 선순위 신탁 담보권자다. 도산법상 파산 절차가 시작되더라도 메리츠금융이 가진 담보권은 파산재단의 통제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별제권(담보권)으로 인정된다.

메리츠는 홈플러스가 회생을 하든, 청·파산 단계로 가든 담보로 잡힌 마트 부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매각해 대출금을 가장 먼저 회수할 수 있다. 최근 매각된 홈플러스 대전 유성점과 동광주점 등의 점포 매각 대금 2300억원 역시 오는 20일 즉시항고 기한이 도과하면 메리츠 몫으로 고스란히 흡수될 전망이다.

반면 담보가 없는 무담보 채권자들은 견련파산 성립 여부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그나마 다행인 쪽은 임직원과 영세 협력업체들이다. 지난 6월말 기준 홈플러스의 미지급 급여(625억원)와 상거래채권(7940억원) 등 공익채권은 1조800억원 규모다. 이들은 법원이 부여한 기한(20일) 내 견련파산이 성립되면 공익채권이 재단채권으로 전환돼 최우선 변제권을 인정받는다. 메리츠가 담보권을 실행하고 남은 잔여 자산이나 비담보 자산을 청산한 현금은 이들에게 가장 먼저 배당된다. 전액 구제는 어렵더라도 연쇄 도산을 막을 최소한의 방어선은 쳐지는 셈이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문제는 마지막 그룹인 전단채 투자자다. 총 4019억원 규모로, 수백여명의 개인 투자자가 얽혀있다. 회생 절차 초기였던 지난해 전단채 피해자 비대위 등은 투자 자금이 아닌 유통망 유지에 필수적인 채권이라며 이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 조기 변제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법적 형평성 등의 이유로 결국 공익채권 지위를 얻지 못한 채 17개월이 흘렀고, 그 사이 변제 절차는 멈춰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태에서 파산이 진행되면 전단채는 상거래채권이 아닌 카드채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채권으로 분류될 경우 재단채권이 아닌 일반 파산채권으로 취급돼 후순위로 밀린다. 파산재단에서 메리츠의 담보권 회수액이 빠져나가고, 1조원이 넘는 재단채권을 먼저 변제하고 나면 전단채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잔여 자산은 사실상 전혀 남지 않게 된다.

이는 앞서 견련파산 절차를 밟은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와도 닮아있다. 당시에도 임금·퇴직금·조세 채권 등 재단채권은 우선 변제된 반면, 셀러·소비자 등 일반 채권자는 대부분 구제받지 못했다. 위메프의 경우 수정 후 총자산이 486억원에 그친 반면 부채는 4462억원에 달해 일반 채권자에게 돌아갈 몫이 사실상 남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회생·파산 전문 변호사는 "임직원과 협력사 등 재단채권자들도 파산재단 안에서는 최우선순위지만, 파산재단 자체가 메리츠 담보권 뒤에 있는 잔여 재산"이라며 "담보 부동산 매각대금이 메리츠 채권을 못 채우면 이들에게 돌아갈 잉여분도 아예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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