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로 알려진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NBIM)이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앞서 미국 1·2위 공적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도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한 가운데 국민연금은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키로 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고려아연(010130) 임시주총 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과 이사 수 19명 제한에 대해서 반대했으며, 신규 이사 후보는 MBK·영풍 측 후보 14인에 대해서만 찬성했고 고려아연 측 후보에는 전원 반대했다.
집중투표제 반대 이유에 대해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은 “주주들에 대한 책임을 지는 효과적인 이사회 구성을 위해 확고한 후보 지명 및 선출 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해선 “만족스럽지 못한 재무 및 전략적 성과, 잘못된 리스크 관리, 주주들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대우, 회사 운영으로 인한 바람직하지 않은 환경적 또는 사회적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도 지난 16일 각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고려아연 임시 주총 1-1호 의안인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에 반대한다고 표결했다.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은 20조 크로네(약 2549조원)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다. 캘리포니아공무원·교직원연금은 미국에서 운용 자산 기준 1·2위를 달리는 공적 연기금이다. 지난 2022년 기준 운용 자산은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이 4630억달러,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이 3070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국민연금은 지난 17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설정을 골자로 한 정관변경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4.51%를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