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이 먼저 본 메모리 한파…“삼성·SK 살 길은 결국 HBM”

3 days ago 3

마이크론 내년 초 실적 전망, 예상치 크게 하회…범용 D램·낸드 부진 영향
삼성·SK도 실적 영향 불가피…건재한 HBM 수요 놓고 ‘6세대’ 싸움 치열

ⓒ News1

ⓒ News1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전망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단기적으로 부진할 거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IT 시장 수요 약세와 중국의 물량 확대로 범용 D램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데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다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서 시장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고급화 전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마이크론은 18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 1분기(2024년 9~11월) 실적을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시장의 풍향계로 여겨진다. 마이크론의 1분기 매출은 87억1000만 달러(약 12조 6600억 원), 주당순이익(EPS)은 1.75달러로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는데 2분기 전망이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마이크론이 발표한 2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77억~81억 달러로 미국 월가 예상치(89억9000만 달러)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주당순이익 또한 시장 예상치(1.92달러)보다 낮은 1.33~1.55달러를 제시했다.

마이크론의 2분기 실적 전망에는 PC, 모바일 등 IT 기기와 전장용 반도체 시장 둔화로 인한 범용 D램 수요 약세가 반영됐다. 여기에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기업의 범용 D램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과잉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 가격은 11월에만 전월 대비 약 20% 급락했다.

낸드플래시 공급 과잉도 내년 상반기 메모리 시장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마이크론은 소비자용 낸드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 증가율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마이크론의 전망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4분기 및 내년 상반기 실적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은 4분기 범용 D램 부진과 낸드 공급과잉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의 4분기 엔비디아 공급이 사실상 불발되면서 범용 D램 불황 여파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 DS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을 전 분기 대비 4.1% 감소한 3조 7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향 HBM3E 물량으로 인해 범용 D램과 낸드 부진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내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메모리 시장이 AI 데이터센터 위주로 성장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HBM 집중 전략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1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0% 증가했으며, HBM 매출은 2분기 연속 2배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은 내년에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며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LPDDR5X도 마찬가지로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에 HBM뿐만 아니라 DIMM과 LPDDR5X 설루션으로도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며 첨단 제품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전환하고, 낸드는 감산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HBM과 DDR5, LPDDR5X 등 첨단 제품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전환하겠다고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루빈’에 탑재되는 6세대 HBM(HBM4) 주도권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시장 구도가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 중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각각 내년 하반기와 2026년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HBM4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