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쓰다듬는 시골문고…킬러콘텐츠로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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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에는 마음 돌보는 데 특화된 독립 서점이 있다. 월명동의 오래된 적산가옥에 자리 잡은 ‘심리서점 쓰담’이다. 심리상담사인 여성 책방지기와 그의 남편이 함께 운영하는 이곳은 ‘마음 점검소’에 가깝다.

이곳의 ‘킬러콘텐츠’는 심리 검사와 맞춤형 책 큐레이션이다. 방문객은 모바일로 검사지를 받아 20분간 응답하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책방지기가 상담사로서 해석 편지를 써준다. 원하면 2층 공간에서 실제 상담도 한다. 상담은 사전 예약을 원칙으로 한다

이곳의 책 큐레이션은 다소 느리다. 고민을 거듭해 책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문진표를 작성하면 책방지기 부부가 1주일가량 논의해 책을 고른다. 윤영민 책방지기는 “마음을 다루는 일인 만큼 가볍게 추천할 수는 없다”며 “가능한 한 직접 읽은 책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고른다”고 말했다.

전국의 시골 책방이 주로 활용하는 킬러콘텐츠는 ‘북토크’다. 서울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작가와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경남 남해 ‘아마도책방’에서는 이슬아 작가와의 북토크 행사가 열렸다. 남해가 고향인 이 작가가 ‘일일 책방지기’도 맡았다.

북토크는 작가뿐만 아니라 출판사, 플랫폼(카카오브런치), 서점이 참여하는 협업 프로젝트로 열렸다. 책 내용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문화 활동을 이어가는 어려움과 의미, 출판 현장의 현실까지 폭넓은 대화가 오갔다. 박수진 책방지기는 “작가에게 책방을 자주 찾는 단골손님을 일일이 소개하기도 했다”며 “1년 치 에너지를 하루에 몽땅 충전한 느낌”이라고 했다.

‘이색 서적’을 킬러콘텐츠로 삼은 독립 서점도 있다. 경기 이천의 ‘처음책방’이다. 이곳은 초판본과 창간호 전문 서점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초판본도 있다. 책방지기는 김기태 세명대 미디어콘텐츠창작학과 교수가 수십 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책을 서점에 모아뒀다.

김 교수는 대학 근처 서점에 모아둔 책들을 2024년 이천으로 이전했다. 공간이 넓어진 만큼 전시회 등 행사도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 6월 28일까지 ‘시대의 거울, 우리 잡지 창간호 100선’을 연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공간, 전쟁을 거쳐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를 생생하게 담아낸 대중 잡지 100종의 창간호 원본을 전시한다.

군산=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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