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래퍼 식케이가 페스티벌 무대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한 반면, 같은 혐의로 논란에 휘말렸던 그룹 위너 출신 남태현은 복귀가 무산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 2025'에서 식케이는 자신이 설립한 음악 레이블 KC 소속 래퍼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식케이는 'K-FLIP', ' LALALA' 등의 곡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띄웠고 김하온, 제이민, 샤이보이토비와 호흡을 맞췄다.
특히 식케이와 불화설에 휩싸였던 래퍼 이센스까지 무대에 올라 "최근에 식케이가 날 뚫어줬다. 내가 흔들릴 때 이 노래를 듣고 뚫렸다. 10년 전에도 똑같았는데 내가 못됐었다"며 손을 잡았다. 식케이는 "사랑해요. 형"이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LOV3'를 함께 불렀다.
이번 공연은 식케이가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지 이틀 만에 오른 무대라 눈길을 끌었다.
케타민, 엑스터시 투약 혐의를 받은 식케이는 지난 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마성영 부장판사로부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식케이에게 보호관찰을 받고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를 들으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 횟수가 다수이며 유명 가수라 사회적 영향력이 높다"며 "잘못을 깊게 뉘우치고 있고, 대마 소지 혐의에 대해서는 자수한 점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식케이는 2015년 Mnet '쇼미더머니 4'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고 하이어뮤직 소속으로 활동하다 KC를 설립해 많은 래퍼들과 손을 잡았다. 힙합신에서 레이블의 입지를 다지던 중 마약 사건에 휘말렸다. 그는 작년 1월 19일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 인근에서 근무 중인 경찰관에게 "여기가 경찰서냐"고 물으며 "마약 투약을 자수하려 한다"고 말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반면 지난해 1월 필로폰 투약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남태현은 복귀가 불발됐다. 그는 오는 6일 'K팝 위크 인 홍대' 무대를 통해 복귀 시동을 걸 예정이었으나 결국 공연이 취소됐다.
엑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남태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공연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팝 위크 인 홍대' 기획자인 윤형빈은 "함께 고민을 많이 했고 남태현의 복귀 의지가 강해 무대에서 진심을 보여주기를 바랐다"고 밝힌 바 있다.
남태현은 지난달 2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아티스트로서 성숙해진 사람으로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으나 결국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