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선수라더니 김 양식을”...케냐인 불법취업 알선한 일당, 딱 걸렸네

케냐 마라톤 선수를 국내대회에 참가하는 것처럼 위장 입국시켜 남해안 양식장 등에 불법 취업을 알선한 지방자치단체 체육회 소속 선수와 코치 등이 검거됐다.

경남 창원해양경찰서는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국내 지자체 체육회 소속 마라톤 선수 A씨(29)를 구속 송치하고, 다른 지자체 체육회 소속 코치 B씨(52)와 A씨의 배우자 C씨(33)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2023년 11월부터 2024년 7월 사이 케냐 마라톤 선수 7명을 경남 남해안 양식장 등 수산업체에 불법 취업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 조사 결과 국내 유명 마라톤대회 초청장을 위조해 주케냐한국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에게서 34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SNS에 ‘KK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케냐 인력 300명을 모집하겠다고 홍보했다. 한국 해산물 양식장이 일이 편하고 임금이 많다는 허위 영상을 제작했으며, 한국으로 귀화한 케냐 출신 선수의 이름도 무단 도용했다.

불법 취업한 케냐인 7명은 모두 케냐 육상협회에 등록된 정식 마라톤 선수들이었다. 이 중 1명은 과거 국내 마라톤 대회 입상 경력도 있었다. 케냐인들은 환율 차이로 인한 이익을 기대하고 양식장 취업을 감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7명 중 6명은 케냐로 출국했으나, 1명은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해경이 추적 중이다.

앞서 해경은 지난 2월 남해안 양식장 등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아프리카계 흑인이 취업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7월에는 이들을 취업시킨 인력사무소 대표 등 브로커 3명을 출입국관리법과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김영철 창원해경서장은 “외국인 선수 국내 초청과 관련한 체육단체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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