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호러를 세계에 각인시킨 소설가 스즈키 고지가 세상을 떠났다. 영화 '링'의 원작자로 비디오테이프를 매개로 퍼지는 저주와 긴 머리의 여성 '사다코'라는 강렬한 캐릭터를 남긴 작가다.
10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스즈키 고지는 지난 8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8세.
고인은 1957년 5월13일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서 태어났다. 게이오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1990년 소설 '낙원'으로 제2회 일본 판타지소설 대상 우수상을 받으면서 문단에 나왔다.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은 1991년 발표한 공포소설 '링'이다. '링'은 공포소설 3부작의 첫 작품으로 비디오테이프를 본 사람에게 저주가 옮겨간다는 설정을 내세웠다. 당시로서는 낯선 소재와 빠른 전개가 맞물려 큰 인기를 끌었다.
소설은 1998년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영화 '링'으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저주의 근원인 의문의 여성 사다코가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채 텔레비전 화면 밖으로 기어나오는 장면은 일본 호러의 상징처럼 남았다.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강한 충격을 남겨 사회현상에 가까운 붐을 일으켰다.
'링'은 일본을 넘어 한국과 미국에서도 리메이크됐다. 사다코도 일본 호러영화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다. 원작자인 스즈키 고지는 이 작품을 통해 공포 장르의 대중적 확장에 큰 영향을 준 작가로 평가받았다.
고인은 1995년 '링'의 속편인 '나선'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받았다. 2008년작 '엣지'로는 2013년 미국의 심리서스펜스·공포소설 상인 셜리 잭슨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3월에는 약 16년 만의 신작 호러 '유비쿼터스'를 출간해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작가로서도 활약했지만 가정적인 모습을 보여 '문단 최강의 육아 아빠'로 불리기도 했다. 실제 고등학교 교사였던 아내를 도와 두 딸의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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