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매운동:볼수록 매력있는 운동이야기]은 찰나를 봐도 매력있지만 자세히 보면 더 매력있는 운동선수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최근 만난 김원중은 ‘리그 최고참 마무리가 된 게 실감이 좀 났느냐’는 질문에 “야구에는 나이가 없다”며 “동생들이 물어보길래 이 자리(마무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충에 대한 부분을 얘기했다. 내가 가르쳐 줄 입장도 아니고 후배들이라고 배울 입장도 아니다. 마무리 투수라는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김원중은 “대단한 선배님들과 이름을 견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또 그만큼 살아남기 힘든 자리라는 걸 또 한 번 느낀다. 안주하지 않고 준비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고 했다.
신인 시절부터 야구선수로서의 꿈이 마무리 투수라고 밝혔던 김원중은 “꿈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막연한 꿈이었다. 너무 멋있지만 또 도달하기 어려운 자리라고 느꼈다”며 “긴박한 상황에 올라가서 임무를 한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야구 선수로서 꿈의 자리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개인 통산 최다세이브 경신도 유력하다. 김원중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는 2021시즌 남긴 35세이브다. 다만 당시에는 삼성 오승환(42)이 44세이브로 최고령 구원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롯데 구단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인 37세이브(2017년 손승락)도 2개 차로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김원중은 늘 머리를 비우고 마운드에 오른다.
“개인적으로는 몸 관리를 잘해 감독님이 나가라고 했을 때 얼마나 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세이브 몇 개를 기록 중인지도 모르고 (마운드에) 올라간다. 100세이브 때도 포수 (정)보근(26)이가 ‘전광판 좀 봐요’ 하길래 보니 기록이 뜨더라. 정말 이게 다다. 상대를 잡아먹는다는 마음 하나로 올라간다. 기록을 생각할 정신도 없고 그런 정신이면 (승부에서) 진다.”
두 선수는 2020~2024시즌 롯데 최초로 ‘5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 듀오’라 불렸다. 하지만 올 시즌 구승민이 부침을 겪어 2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원중은 “그간 승민이 형과 ‘이건 잘했네, 저건 어땠네’ 하며 서로 의지를 하기도 의지가 되기도 하며 견뎌냈다”며 구승민에게 전하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지금 형이 놀 때가 아녜요. 빨리 와서 힘을 보태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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