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개발자와 중국집 딸의 만남을 그린 연극 ‘랑데부’가 1년 만에 돌아온다. 달라도 너무 다른 듯한 두 사람은 각자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뒤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현실적인 로맨스를 풀어낸다.
예술의전당은 연극 랑데부가 오는 5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고 1일 밝혔다. 이날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한 작가 겸 연출은 “사랑, 결핍 등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랑데부는 프랑스어로 만남을 뜻한다. 두 개의 우주선이 같은 궤도에서 만나 나란히 비행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연을 맺는 일은 광활한 우주에서 두 개의 우주선이 마주치는 것처럼 어렵다는 의미에서 랑데부로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공연은 패션쇼 런웨이처럼 길게 뻗어 있는 무대에서 펼쳐진다. 폭 2.5m, 길이 17m 무대를 관객이 양쪽에서 마주 보는 형태로 둘러앉는다. 액자형 무대를 정면에서 바라보는 일반적인 프로시니엄 무대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두 인물의 심리적 거리감을 시각화하기 위해선 무대에 대형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설치했다. 김 연출은 “두 인물이 각자 방백을 할 때는 멀리 떨어져 있다가 서로를 향해 걸어올 때는 트레드밀로 인해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며 “마음의 방향성을 무대에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트레드밀을 제외하면 무대 위에 별다른 장치나 소품이 없다. 배우들이 무대 효과에 기댈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연기력이 중요하다. 공연은 100분 동안 한 번의 퇴장도 없이 단 두 명이 이끌고 간다.
배우 박성웅이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로켓 개발자 태섭 역을 맡는다. 박성웅과 페어로 연기하는 배우 이수경은 이번이 첫 연극 도전이다. 배우 박건형과 범도하, 최민호와 김하리도 짝을 맞춰 다양한 연령대가 그려내는 각기 다른 매력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