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시티의 전설 쓴 ‘벽돌공’ 바디, 13년만에 팀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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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부리그 입단… EPL 338경기 143골
팀 1부 승격후 2015~2016시즌 돌풍
0.02% 확률속 132년 만에 우승 주역

레스터시티의 공격수 제이미 바디가 2016년 5월 구단 역사상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이끈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2012년부터 레스터시티의 간판스타로 활약해 온 바디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 레스터=AP 뉴시스

레스터시티의 공격수 제이미 바디가 2016년 5월 구단 역사상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이끈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2012년부터 레스터시티의 간판스타로 활약해 온 바디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 레스터=AP 뉴시스
레스터시티의 동화 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1부) 우승을 이끌었던 공격수 제이미 바디(38·잉글랜드)가 13년간의 동행을 마치고 팀을 떠난다.

레스터시티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바디는 2024∼2025시즌이 끝나면 우리 팀과 작별한다. 그는 우리 클럽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EPL 통산 338경기에 출전해 143골을 넣은 바디는 레스터시티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2012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서 경쟁하던 레스터시티는 이적료 100만 파운드(약 19억 원)로 플리트우드 타운(당시 5부)에서 뛰던 바디를 영입했다. 2013∼2014시즌 레스터시티는 스피드와 골 결정력이 뛰어난 바디를 앞세워 EPL 승격에 성공했다.

레스터시티는 승격 후 두 번째 시즌인 2015∼2016시즌에 EPL 왕좌에 올랐다. 1884년 팀 창단 후 132년 만에 맛본 EPL 첫 우승이었다. 시즌 개막 전 도박업체들이 예상한 레스터시티의 우승 확률은 0.02%에 불과했다. 하지만 레스터시티는 24골을 넣은 바디(득점 공동 2위)를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영국 언론은 무명에 가까웠던 공격수와 만년 약체팀이 이뤄낸 기적 같은 우승을 두고 “동화 같은 우승”이라고 표현했다.

바디의 축구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다. 16세 때 8부 리그 팀이던 스톡스브리지 파크 스틸스에 입단한 바디는 주급 30파운드(약 5만7000원)를 받았다. 낮엔 벽돌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엔 공을 찼다. 바디는 2010년 핼리팩스 타운(당시 7부)으로 이적하면서 전업 축구 선수가 됐다. 이후 바디는 플리트우드 타운을 거쳐 레스터시티 유니폼을 입으면서 EPL 정상급 골게터로 거듭났다. 바디는 2015∼2016시즌 EPL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고, 2019∼2020시즌엔 23골을 넣어 EPL 역대 최고령(33세) 득점왕에 올랐다.

레스터시티는 2022∼2023시즌을 EPL 18위로 마쳐 강등됐다. 바디는 레스터시티를 1년 만에 다시 EPL로 올려놓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레스터시티가 다시 강등이 확정되면서 바디는 이별을 결정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행이 유력한 바디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레스터시티는 항상 내 마음속에 있을 것”이라며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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