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러 압박 공동선언 채택
방공시스템·장거리 미사일 등
우크라에 군사지원 확대 합의
미국·유럽 공조 회복 '신호탄'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확대와 러시아 석유·가스 부문 제재 강화를 약속하며 대러 압박 전선을 재구축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그동안 균열 조짐을 보였던 미국과 유럽 간 공조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주권, 영토를 지키기 위한 변함없는 지지를 이어갈 것"이라며 "러시아 전시 경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석유·가스 부문 제재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지원도 강화한다. G7은 방공 시스템과 요격 미사일, 장거리 타격 능력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자체 무기 생산 능력 강화를 위한 기술·생산 라이선스 제공 확대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큰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였다. 공동선언문에서는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세 차례나 나올 정도로 미국의 역할이 강조됐다. 선언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합의를 이끌어냈고 우리는 이를 지지한다"며 "지금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조처를 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데다 미국·이란 합의를 계기로 우크라이나 문제를 서둘러 봉합하려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실제 분위기는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선언 발표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약 70분간 회동을 한 뒤 "러시아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전쟁을 끝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협조적이었고 우리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었다"며 "미국과 유럽이 함께 전쟁 종식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희망을 다시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태도 변화는 미국과 유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에서 G7 국가들에 미국·이란 휴전 합의를 지지하고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G7 정상들은 공동선언에서 미국·이란 합의를 환영하며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국제 해상 보호 임무를 지지했다.
다만 미국은 구체적인 추가 대러 제재안을 내놓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일부 제재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금융권이나 군수산업을 겨냥한 포괄적 제재 확대에는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이번 회의는 흔들리던 미국·유럽 공조가 복원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G7은 전략적 각성의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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