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에너지 테러리즘”…헝가리 “에너지 안보 주권 침해”
“우크라 자폭 드론 9기 격추…잔해에 경미한 손상·수리”
우크라이나가 튀르키예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 가스 시설을 공격했다고 러시아 측이 13일(현지시간) 주장했다.R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 가이코드조르 마을 인근에 있는 천연가스 가압시설을 공격하려 했으나 저지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자폭 드론 9기를 모두 격추했다”며 “드론 한 대가 가스계량기 근처에 추락하면서 시설이 약간의 손상을 입었지만 수리됐다”고 말했다.
이 시설은 튀르크스트림 가스관의 일부다.튀르크스트림 가스관은 2020년 1월 개통됐으며, 연간 가스 용량은 315억㎥다. 러시아 휴양도시 아나파에서 시작해 튀르키예 북서부 키이코이까지 흑해 해저 930㎞를 지나 발칸반도를 거쳐 서럽으로 이어지는 지상 가스관과 연결된다.
가스관 두 개 중 하나는 튀르키예에, 다른 하나는 헝가리와 세르비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그리스에 가스를 공급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가스 공급을 방해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공격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추구해 온 에너지 테러리즘의 연장선”이라고 맹비난했다.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튀르크스트림 가스관은 헝가리와 중부 유럽 천연가스 공급에 필수적”이라며 “에너지 공급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주권 침해”라고 힐난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올해 1월1일자로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러시아산 가스 운송을 50년 만에 전격 중단했다.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를 팔지 못하게 함으로써 전쟁 자금을 모으는 것을 막겠단 취지다. 러시아는 이 가스관을 통해 연간 약 65억 달러(약 9조5000억원)를 벌어들였다. 유럽은 이를 대체할 천연가스를 미국 등으로부터 구입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가스 운송 중단 결정에 대해 “러시아의 가장 큰 패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외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서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향하는 야말 가스관과,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발트해의 노르트스트림 해저 가스관도 정치적 결정 또는 폭발사고 등을 이유로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
[서울=뉴시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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