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블라디보스토크 당국, 북한 노동자 고용 이례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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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잡아먹는다 신고” 부정하는 조사 결과 발표
동영상에 북한 말로 대화하는 노동자들 등장
북한인 고용 금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확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시당국이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유엔 제재를 명백히 위반하고 있음을 이례적으로 확인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NK NEWS)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시 당국이 이달 초, 러시아 부동산 개발업체 사몰료트의 건설 현장을 방문해 촬영한 동영상을 게시했다.

시 공무원이 “북한 사람들이 개를 학대하거나 식용으로 사용한다”는 보도에 대해 답변하면서 “한국인들은 여기에서 합법적으로 일하고 있으며, 동물을 죽이지 않고 경비견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 영상에 북한 특유의 억양과 단어를 사용하는 노동자 몇 사람이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돼 있다.

이번 점검은 사몰료트 건설 현장 근처에서 개들이 사라지거나 학대당했다는 신고가 시민들과 동물 보호 활동가들로부터 접수된 뒤 이루어졌다. 이들은 한국인들이 개 실종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블라디보스토크 당국이 조사하면서 촬영한 동영상에 이례적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등장한 것이다.

시 당국자는 영상에서 북한인으로 부르지 않고 ‘한국인’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북한은 외화 획득을 위해 노동자를 러시아에 파견하고 있으며 한국인은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개고기는 ‘단고기’로 불리며 여러 식당에서 제공되는 음식으로, ‘국민 음식’이자 ‘무형 문화유산’으로 간주된다. 한국에서는 2027년부터 개고기의 생산 및 판매를 금지하는 법이 통과됐다.

이 영상은 러시아가 부동산 건설에 북한 노동자를 채용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명백한 증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97호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 노동자가 해외에서 소득을 얻는 것을 금지하고, 모든 회원국이 2019년 말까지 북한 노동자를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명령하고 있다.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북한의 노동 네트워크가 러시아 전역에 퍼져 있음을 시사하는 보도를 했다.

KCNA는 지난 10일 러시아 건설회사 고위 관계자 8명이 북한의 김일성 113회 생일을 기념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꽃바구니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꽃바구니를 보낸 기업들은 하바롭스크, 우수리스크, 부랴티야, 타타르스탄, 모스크바, 니즈니노브고로드 등지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다.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 노동자를 자국 내에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지지한다며 유엔의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를 비판했었다.

또 시베리아의 한 지방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력난 속에 노보시비르스크 지역에 약 2000명의 북한 노동자가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의 분리주의 세력이 수립한 자칭 도네츠크 공화국에 노동자를 파견할 수 있음을 밝힌 적이 있다. 또 분리주의 루한스크 자칭 공화국도 전쟁으로 파괴된 기반시설 재건을 위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에 자국민을 사상 최대 규모로 파견했으며 대부분이 ‘유학생’ 신분을 위장한 건설 노동자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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