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30시간 부활절 휴전’ 예고대로 종료…美는 연장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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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부활절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우크라이나와의 ‘30시간 휴전’을 예고대로 종료했다. 이에 미국 국무부가 휴전안 연장을 촉구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번 주 (휴전에) 합의하기를 바란다”고 밝히는 등 휴전 압박에 또한번 나섰다.

러시아 국영매체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20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휴전 연장 등) 다른 명령은 없었다”며 “휴전은 오늘 밤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19일 오후 6시부터 21일 오전 0시까지 ‘부활절 휴전’을 선언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중재 중단’을 거론하는 등 대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휴전 협상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금주 중 합의를 촉구하며 “양국은 (휴전) 이후 우리와 큰 사업을 시작해 큰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24일에 광물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도 예고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이 30시간 휴전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휴전 선언 당일 러시아의 포격이 오히려 증가하는 등 러시아가 21일까지 약 3000회가량 휴전 약속을 위반했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30일 전면 휴전’을 제안했지만 러시아로부터 아무 답변도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지를 444차례 공격하는 등 1000번 넘게 휴전을 위반했다고 반박했다. 로이터통신은 “휴전 기간에도 실질적인 교전 중지는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의 공세는 최근 강도 높게 이어지고 있는거으로 나타났다. 20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날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했던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지역의 99.5% 이상을 탈환했다고 보고했다. 양국의 최대 격전지인 쿠르스크에선 지난해 11월부터 북한군이 파병돼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을 인정하는 내용의 종전안을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들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미국,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영국 등 5개국 대표단 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이런 구상을 담은 기밀문서를 공유했다. 미국은 이번 주 영국 런던에서 열릴 2차 회의 때 이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제시한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가 요구해 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제외됐다. 키스 켈로그 미 백악관 우크라이나 담당 특사도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협상 테이블 위에 없다”고 못 박았다. 유럽 최대 원전인 우크라이나 동부의 자포리자 원전 주변을 미국이 통제하는 중립 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은 미국의 종전안에 포함됐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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