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다음은 아이스크림"…K디저트, 외국인 냉장고 파고든다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1 week ago 18

하츠투하츠와 협업한 신규 플레이버 ‘레몬탱(Lemon Tang)' 포스터. (사진=베러스쿱크리머리)

하츠투하츠와 협업한 신규 플레이버 ‘레몬탱(Lemon Tang)' 포스터. (사진=베러스쿱크리머리)

라면과 김치에 집중됐던 K푸드 수출 품목이 아이스크림·과자 등 디저트류로 넓어지고 있다. 매운맛과 발효식품 중심이던 해외 K푸드 소비가 냉동 디저트와 간식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705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7% 증가했다. 과자류 수출도 4억달러로 7.2% 늘었다. 음료 수출은 3억5000만달러로 3.1% 증가했다. 라면처럼 폭발적인 증가율은 아니지만, 디저트·간식류가 K푸드 수출 품목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이스크림은 라면이나 김치보다 해외 소비자가 접근하기 쉬운 품목이다. 라면은 조리 과정이 필요하고, 김치는 발효식품 특유의 향과 맛에 대한 진입장벽이 있다. 반면 아이스크림은 편의점과 마트 냉동고에서 바로 집어 들 수 있는 디저트다. 한식 경험이 없어도 제품을 고르는 데 부담이 적다. 해외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국 음식이라기보다 '한국 브랜드 디저트'로 받아들이기 쉽다.

과거 K푸드 소비가 한식당과 아시아 식재료점 중심이었다면, 아이스크림은 현지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냉동 카테고리에서 일반 소비자를 만난다. 한국 드라마와 예능, 먹방 콘텐츠에 등장한 간식류가 SNS를 통해 퍼지고, 호기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다. 라면이 ‘끓여 먹는 K푸드’라면 아이스크림은 ‘꺼내 먹는 K푸드’인 셈이다.

제품군도 해외 소비 흐름에 맞춰 다양해졌다. 농식품부는 제로슈거와 비건 제품 등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아이스크림 수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고열량 디저트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에게는 제로슈거 제품이 선택지가 된다. 유제품 섭취를 줄이거나 식물성 식단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비건 아이스크림이 대안이 된다. K푸드가 매운맛과 자극적인 맛만으로 팔리는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K디저트의 확장성을 주목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계절성이 강하지만, 냉동 유통망에 한 번 진입하면 반복 구매를 만들기 쉽다. 과자와 음료, 냉동 디저트는 한 끼 식사보다 소비 빈도가 높고, 현지 소비자가 가족 단위로 구매하기 좋다. 라면 한 봉지로 시작한 K푸드 소비가 냉동고와 간식 서랍까지 넓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아이스크림 수출 규모는 아직 라면과 비교하면 작다.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9억4000만달러로 아이스크림의 13배가 넘는다. 다만 수출 품목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은 봐야 한다.

"라면 다음은 아이스크림"…K디저트, 외국인 냉장고 파고든다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유행은 빠르게 번지지만 그 이면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트렌드워치’는 뜨는 소비 트렌드 뒤에 숨은 업계의 전략과 시장의 변화를 추적합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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