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먹고 체한 줄"…이철우 경북지사, 혈액암 증상 어땠길래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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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02 11:15 수정2025.07.02 11:15

이철우 경북지사가 1일 경북도청 다목적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철우 경북지사가 1일 경북도청 다목적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혈액암 진단을 받은 이철우 경북지사가 약 한 달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경북도청에서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브리핑을 열고 "9월이 되면 거의 (건강이) 정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10월은 APEC 때문에 경주에 가서 살 것"이라며 항암 치료 중에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암 판정을 받기 전 상황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5월이 되니까 좀 피곤하더라"라며 "5월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 오신다고 해서 안내하고 점심을 같이했는데 그때 떡을 먹고 몸이 안 좋아서 체한 줄 알고 손가락을 땄다"고 전했다.

이어 "저녁 행사에서는 억지로 축사하는데 다리가 떨리더라"며 "그때 (이미) 위출혈이 시작됐는데 그걸 몰랐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틀 후 부단체장 회의에서 암으로 진단받았다는 사실을 밝힌 뒤 당분간 치료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이 지사는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받는데 더 좋은 병원 가라고 하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면서 "그런데 알아보니 암(치료)은 프로토콜이 있어서 (모든 병원이) 똑같더라. 도지사가 우리 지역 놔두고 다른 데 가서 누워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네 지역엔 병원이 없냐'고 할 것 아닌가. 그래서 경북대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두 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7월은 조금 조심하면서 근무하고 8월쯤 되면 많이 회복될 것"이라며 "9월 되면 거의 정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10월은 APEC 때문에 경주 가서 살 것"이라고 말했다.

암 진단 후 33일 만에 모습을 보인 이 지사는 두 차례에 걸친 항암 치료로 머리숱이 줄어들고 약간 야윈 모습이었으나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말미에 "암은 스트레스가 원인도 되는 만큼 여러분들이 경북도청 기사를 잘 써주면 제가 기분이 좋아져 병도 빨리 나을 수 있으니 도와 달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혈액암은 혈액이나 림프 계통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종류로는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이 있다. 림프종을 제외한 혈액암은 일반 암에 비해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혈액이나 림프는 전신에 퍼져있기 때문에 특정한 종양 부위가 없다. 따라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가 없다. 대신 혈액에 직접 투여하는 약물인 항암제를 통한 약물 치료나 방사선 치료, 골수이식 등이 다른 암들에 비해 효과가 좋은 편이다. 항암제가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암이 발생한 타겟 장기에 충분히 약물이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인데, 혈액암은 주사만 하면 타겟인 혈액에 무조건 약물이 전달되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선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림프종은 4기까지 진행된 상태에서도 전이만 되지 않았다면 다른 4기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다발성 골수종은 백혈병, 림프종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혈액암이지만, 초기 증상이 허리 통증, 피로, 빈혈, 감염 등으로 나타나 일반 질환이나 노화 현상으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율이 낮은 편이다.

외신에 따르면 수면 중 식은땀을 흘리는 것도 혈액암의 잘 알려지지 않은 증상 중 하나다. 실제로 혈액암 환자의 30%는 잘 때 땀을 흘리고 일부는 베개가 젖을 정도로 밤에 땀을 흥건히 흘린다고 한다. 혈액암세포는 이유 없이 염증 물질을 내보내는데, 이 염증 물질에 우리 몸의 면역 물질이 대항하는 과정에서 식은땀이 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평소보다 쉽게 피곤함 △얼굴이 창백해지며 느껴지는 어지러움과 두통 △이유 없는 지속적인 발열 △쉽게 드는 멍 △잦은 잇몸 출혈·코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혈액암일 수 있으니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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