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이궁 거래 중단했더니 롯데면세점 2년만에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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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영업 부진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롯데면세점이 올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경영 쇄신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고 있고, 면세점 간 과열 경쟁도 크게 완화된 영향이다. 신라, 신세계, 현대 등 다른 주요 면세점 실적도 함께 개선돼 면세점 업황이 ‘저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1분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롯데면세점이 분기 기준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2023년 1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1년간 수익성이 낮은 국내외 매장 일부를 닫고, 인력 효율화를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대량 구매하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궁)과의 거래를 중단했다”며 “이런 노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부터 줄곧 적자를 냈다. 따이궁의 대량 구매로 2023년 한때 소폭 흑자를 냈지만 따이궁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송객수수료)가 과중해지자 다시 적자가 쌓였다. 작년엔 손실액이 1431억원에 이를 만큼 수익성이 악화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대대적 쇄신 작업을 단행했다.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 대량 구매 따이궁과의 거래 중단은 롯데뿐 아니라 국내 면세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따이궁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급격히 줄어 롯데뿐 아니라 다른 면세점의 수익성까지 개선됐다. 신라면세점의 영업적자는 작년 4분기 약 440억원에서 올 1분기 5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작년 4분기 355억원의 적자를 낸 신세계면세점도 올 1분기엔 적자 규모를 100억원 미만까지 줄인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면세점은 매출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일반 관광객 위주로 영업 방식을 완전히 바꾼다는 방침이다. 신라, 신세계, 현대 등도 관광객 위주로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증시에서도 면세점의 구조적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이 속한 호텔신라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4.5% 급등했다. 신세계 주가도 12% 넘게 올랐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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