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디움의 한 줄
출연료가 아니라 결과로 증명했다
● 200억 찍은 30분…이제 연예인은 ‘매출 단위’로 움직인다
● 이다해가 받은 건 ‘출연료’가 아니라 ‘신뢰 자본의 가격표’
전세기를 타고 왔다. 그리고 30분 만에 200억 원을 찍었다.
배우 이다해의 이야기다. 중요한 건 이다해가 200억을 ‘벌었다’는 게 아니라,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제 연예인은 출연료로 평가받지 않는다. 몇 분 만에 얼마를 파느냐, 얼마나 신뢰를 줄 수 있느냐, 그게 기준이 된 시대다.
23일, 유튜브 채널 ‘1+1=이다해’에 올라온 영상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중국의 톱 왕홍(인플루언서) ‘딴딴’이 이다해를 초청하기 위해 7천만 원짜리 전세기를 띄운 것. 이유는 간단하다. “30분만 나와주면 된다. 그게 200억짜리니까.”
딴딴은 1억 1천만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 대표 라이브커머스 스타다. 그는 한국에서 진행하는 대형 방송에서 이다해를 게스트로 세우기 위해 항공편을 전세기 수준으로 준비했고, 꽃다발과 기내 와인, 스테이크로 환영을 더했다.
이다해는 영상에서 “딴딴이 절실했다. 스케줄이 안 돼도 어떻게든 맞추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딱 30분 등장으로 매출 200억 원.
● ‘출연료’가 아니라 ‘매출 단위’로 평가받는 연예인
이제는 드라마 몇 편보다, 라이브 30분이 더 많은 돈을 움직인다.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연간 1200조 원 규모. 왕홍의 얼굴 하나에 수백억 원이 왔다 갔다 한다. 그러나 그 왕홍조차 ‘신뢰’를 담보할 스타’가 필요하다. 거기서 선택된 인물이 바로 이다해였다.
이다해는 그 방송에서 판매를 직접 진행하지 않았다.
그저 등장했다. 몇 마디 인사를 나눴고, 분위기를 돋웠다. 하지만 그 존재 자체가 딴딴에게는 ‘신뢰 자본’이었다.
“한국 배우도 인정한 제품”, “이다해가 출연한 브랜드”라는 무언의 인식 효과가 작동했다.
200억. 이건 단순한 한류의 힘이 아니다. 매출 단위로 재평가된 배우의 증거다.
● 이다해는 왜 ‘딴딴’에게 절실했을까
중국의 라이브커머스는 요즘 ‘신뢰 위기’에 빠져 있다. 가짜 리뷰, 허위 광고가 난무하고 있다. 이 틈에 중국 내 한류 이미지는 마치 정수기처럼 작동한다.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고, 정제된 브랜드. 딴딴에게 이다해는 ‘브랜드 필터’였을 것이다.
이다해가 나오는 순간, 제품은 더 좋아 보이고, 방송은 더 진짜처럼 보인다. 그래서 전세기를 썼고, 반려견 탑승 문제까지 해결하며 한국행을 성사시켰다.
이는 이다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예인들이, 출연료 대신 매출 단위로 평가받는 퍼포머가 될 것이다. 드라마보다 쇼핑, OST보다 콜라보, 팬미팅보다 생방송. 무대는 변했다. 그리고 그 무대에서 가장 비싼 건 ‘신뢰’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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