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파면]
“논쟁적 영부인” 평가받은 김건희… 대선 과정 ‘그림자 내조’ 약속했지만
순방때 비선 보좌-디올백 수수 잡음… 건진-천공 무속인 국정개입 의혹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김건희 여사는 허위 경력 기재 의혹이 제기되자 이같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윤 전 대통령의 정계 입문 이후 처음 공개석상에 나선 김 여사는 ‘그림자 내조’를 강조했지만 약속은 오래가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 각종 사안으로 구설에 오른 김 여사는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역대 영부인 중 가장 큰 논란을 불러온 영부인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이던 2012년 결혼했다. 52세 노총각 검사와의 늦깎이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 여사는 과거 인터뷰에서 “나이 차(12세)도 있고 오래전부터 그냥 아는 아저씨로 지내다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파격 발탁되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김 여사는 물론 김 여사의 가족들을 둘러싼 논란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가 경기 성남시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증명서를 위조했다는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은 검찰이 4년간 수사 끝에 지난해 10월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면서 막을 내렸지만 이 과정에서 김 여사를 비공개 방식으로 대면 조사한 것을 두고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김 여사가 무속인들과 가까워 이들이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모 씨는 김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고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고 천공, 무정 등 무속인들의 이름이 입방아를 찧게 했다.
김 여사의 대통령 순방 동행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22년 7월 스페인 마드리드 첫 해외 방문 당시 이인모 당시 대통령인사비서관 아내 신모 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동행하면서 비선 보좌 및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2022년 11월에는 동남아 순방 중 캄보디아에서 몸이 불편한 아이를 안고 사진을 찍었다가 야당으로부터 ‘연출된 기획’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2023년 7월에는 리투아니아 방문 중 명품 편집매장에서 쇼핑을 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와 홍역을 치렀다.
김 여사의 부적절한 처신들은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권과 정국을 뒤흔드는 위기를 불러왔다. 특히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명품 디올백을 건네받는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이를 두고 윤 전 대통령은 방송 대담에서 “몰카를 들고 온 정치 공작”이라며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이에 대해 총선 전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윤-한 갈등’이 본격화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에 대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다고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지난해 9월부턴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록,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눈덩이처럼 불거진 김 여사 리스크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김 여사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에서 강한 권력욕으로 몰락의 길을 간 여주인공 ‘레이디 맥베스’에 비유하기도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