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 근거는 총무처장과 관리처장의 발언 한마디였을 뿐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고 규탄했다.
17일 오후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3차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앞두고 서울 서대문구 대학 정문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하는 ‘이화인 3239인 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개최해 이와 같이 밝혔다.
총학은 “학교 위원들은 학생 위원들이 의결할 수 없다고 반박하는 것을 반대나 기권으로 해석하고 표결을 확정 지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본부는 학생 위원들이 다 반대해도 가결되는 비민주적 구조 위에 졸속적으로 등록금 인상안을 상정했다”며 “학교 측에 유리하고 편한대로 안건 상정을 하는 등 1만5000여명 이화인을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확한 인상률을 공개하지 않은 채 학교 재정이 부족하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은 학부생들에게 재정 부족 부담을 전가하는 것과 같다”며 “재정이 부족하다면 6300억원가량의 적립금을 먼저 사용하고 최소한 등록금 인상을 주장하는 명확한 사유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학교의 근간이다. 2차 등심위 이후로 분명 개선된 회의를 약속하고 나서도 3차 회의 사전 자료로 등록금 책정에 대한 근거는 하나도 주지 않았다”며 “학생 위원에 대한 존중과 신뢰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번 등록금 인상안을 수용하거나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기자회견 이후 3239명의 서명을 총장실에 전달하려 했으나 학교 측에 가로막혀 무산됐다. 총학은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이화인 등록금 인상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학교 측은 “금일 본관 출입은 등심위 위원에 한해 허용된다”며 “학생 위원들은 오후 5시30분부터 들어올 수 있다”는 내용의 팻말을 본관 앞에 비치했다.
이어 “지난 8일 등심위에서 일어난 허가 없는 회의장 진입, 촬영, 고성, 위원 퇴장 제지 등의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고 등심위원들의 안전 및 원활한 회의진행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총장실에 붙이려던 손피켓을 본관 앞 정문에 붙이고 피켓팅과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이화여대는 지난 7일와 8일 1·2차 등심위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