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값, 1년 새 12.5% 급등
할당관세 적용 돼지고기는 가공용 한정
6월까지 상승세 지속 전망
지난달 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이 이달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축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2.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삼겹살을 중심으로 돼지고기 주요 부위 가격이 모두 전년 대비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축산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삼겹살(100g)의 소비자가는 2601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5% 올랐다. 목심과 앞다리살, 갈비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가격 인상을 이끌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햄 등 가공식품 원료로 쓰이는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산 수요가 증가한 것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이달부터 가공식품용 돼지고기 ‘후지’ 1만 톤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했지만 아직 물량 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5월 중순 이후에야 추첨을 통해 물량이 배정될 예정”이라며 “해당 물량이 들어오더라도 가공식품 가격에는 일부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국내 돼지고기 전반의 산지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할당 관세 물량은 연말까지 분산 배정될 예정이어서 국내산 돼지고기 수요 억제나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편성된 농축산물 소비진작 예산 700억 원이 돼지고기에 투입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농식품부는 “현재 할인 대상 품목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계란이나 닭고기에 추경 재원이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돼지고기의 경우 이미 축산자조금을 통해 할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중복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가격 상승 요인이 감지된다. 3월 기준 국내 돼지 사육 마릿수는 1080만 마리로 전년보다 38만 마리 줄었다.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격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봄의 인공지능(AI) 가격 예측 시스템은 돼지고기 가격 강세가 6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