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기흥 '셔세권' 묶었지만…지역만 바꿔 풍선효과 재연 우려

4 days ago 6

< 치솟던 동탄 집값 진정될까 > 국토교통부는 30일 경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묶었다. 규제지역으로 새로 지정된 동탄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 치솟던 동탄 집값 진정될까 > 국토교통부는 30일 경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묶었다. 규제지역으로 새로 지정된 동탄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올해 들어 집값이 크게 뛴 경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가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로 묶인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데다 반도체 기업 성과급 기대까지 겹치며 아파트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9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지정 효력은 7월 1일 시작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7월 5일부터 내년 말까지 적용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시, 성남 분당구 등 12곳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번 지정으로 경기 규제지역은 15곳으로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동탄구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11.3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구리시와 기흥구는 각각 7.87%, 6.21% 상승했다.

동탄·기흥 '셔세권' 묶었지만…지역만 바꿔 풍선효과 재연 우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무주택자가 해당 지역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된다. 유주택자는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정비사업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고 아파트 분양권 전매도 3년간 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집값이 이미 크게 오른 만큼 ‘뒷북 규제’라는 지적과 함께 주변 지역으로 가격 상승이 확산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초 15억~16억원 선에 거래되던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최근 22억2500만원에 손바뀜하며 5개월 새 7억원 급등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수원, 용인, 안양 등 인접 지역이나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중 규제' 추가 지정…5일부터 토허제 적용
이번에 제외된 곳도 상승 전망…"규제지역 확대 되풀이" 지적도

정부가 경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한 것은 반도체 벨트 인근 등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서울과 경기도 12곳을 규제지역으로 묶었을 때부터 예견된 ‘풍선효과’가 현실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집값이 오를 때마다 규제를 확대하는 방식으로는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삼중 규제’ 경기도 15곳으로 확대

현행 규정상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경기도의 석 달(3~5월) 물가 상승률(1.38%)의 1.3배를 초과하면 조정대상지역, 1.5배를 초과하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 경기도의 최근 3개월(3~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8%다. 동탄구(3.85%), 구리시(3.53%), 기흥구(2.57%) 모두 지정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누적 상승률도 동탄구 11.38%, 구리시 7.87%, 기흥구 6.21%에 달했다.

동탄구와 기흥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투자 확대와 성과급 기대가 주택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개통과 용인 플랫폼시티 등 개발 호재도 매수세를 키웠다. 구리는 서울 광진·중랑구와 생활권을 공유하는 입지 특성으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함께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구입목적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무주택자 기준 최대 40%로 축소되고, 유주택자는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대출 최대한도 역시 6억원으로 제한되고 대출 실행 후 6개월 내에 전입해야 하는 의무도 생긴다.

세금 부담도 커진다. 다주택자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에서도 배제된다.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 역시 기존 ‘2년 보유’에서 ‘2년 보유 및 2년 거주’로 강화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취득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된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규제지역이 단계적으로 확대된 과거 정책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상승 때마다 규제지역을 확대하며 총 28번의 대책을 내놨지만, 풍선효과를 막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수요 억제보단 공급 로드맵 필요”

전문가들은 대출 세금 실거주 등 촘촘한 규제가 시행되면 단기적으로 매수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풍선효과는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 벨트에서 상대적으로 가깝고 집값 상승률이 높은 경기 안양 만안구와 군포, 수원 권선구 등이 거론된다. 김효선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에 추가 지정된 지역의 공통점은 기존 규제지역의 풍선효과가 집중된 곳”이라며 “전·월세 시장 불안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과열이 나타나지 않은 곳을 미리 묶는 데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을 지켜보며 수요가 인근으로 확산하면 추가 지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규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 정부 들어 실거주 규제 강화로 전·월세 물량이 부족해진 데다 주식시장 호황과 반도체 성과급 효과로 대출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수요도 늘고 있어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전·월세 물건이 매우 부족하다”며 “해당 지역 내에서도 저가 단지는 실수요자의 매수 움직임이 꾸준히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가격 안정을 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공급 로드맵과 일관된 정책 신호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유정/유오상/정의진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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