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인데 팥죽 먹기 고민되네…팥 가격 평년比 70% 넘게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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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팥 500g 소매가격 1만3459원…평년比 72.5%↑
작년과 올해 주산지 전남 호우피해로 재배면적↓
팥죽 등 가정 소비때 체감…겨울철 간식 영향은 적어

동지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인천 서구 황룡사에서 불자들이 팥죽을 만들 팥을 삶고 있다. 2024.12.20 뉴시스

동지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인천 서구 황룡사에서 불자들이 팥죽을 만들 팥을 삶고 있다. 2024.12.20 뉴시스
밤이 가장 긴 겨울의 절정이자 팥죽을 먹어 나쁜 기운을 쫓는 ‘동지’(冬至)를 맞은 가운데, 팥 가격이 평년 대비 70% 넘게 오르면서 고공행진 중이다.

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산지 수해로 작황이 좋지 않았다. 거기다 기계화가 어렵고 생산량 자체가 적어 재배면적도 감소세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국내 붉은 팥 500g 소매가격은 전날 기준 1만3459원으로 평년보다 72.5% 증가했다.

작년과 비교해도 70%(68.9%) 가까이 뛰었고, 불과 한 달새 30%(28.2%)가량 올랐다. 이달 초까지 1만원대를 유지하던 팥 가격은 동짓날 특수를 앞두고 지난 10일 1만3000원대까지 껑충 뛰었다.

팥은 타작물에 비해 생산성이 낮아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팥은 잘 쓰러지고 엉키면서 자라 기계화 작업도 어려운실정이다.

올해는 주산지인 전남에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가 지속되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올해부터는 팥을 포함한 두류도 전략작물직불제 대상 작물에 포함됐으나 지난해 이상기후로 수해피해가 심해 재배를 포기한 농가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국내 팥 재배면적은 지난해 기준 3690㏊다. 팥 재배면적은 올해도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국산팥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국산팥은 주로 시루떡이나 팥죽 등에 원물형태로 쓰인다.

반면 수입팥을 주재료로 하는 붕어빵 등 겨울철 간식 가격에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는 관측이다.

호빵이나 붕어빵 등은 간 수입산 팥을 주로 사용한다. 팥 관련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팥수입 주거래처가 정해져 있다. 80%가량을 중국에서 들여오는 수입팥은 ㎏당 3000~3000원으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매년 팥 수입을 위한 저율관세할당(TRQ)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도 팥의 시중 가격이 오르자 농식품부는 물량공급을 위해 지난 17일 수입 팥에 대한 공매를 실시했다. 총 330t을 입찰에 부쳤는데 70t만만 팔렸고 나머지는 유찰됐다. 응찰률은 21.2%에 불과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중에 팥 물량이 부족할 거로 판단했는데, 공매 응찰률이 낮았던 거로 보아 수요와 관계없이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가 좋지 않아 국내에 팥 자체에 대한 수요가 크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한 팥 품종과 노동력 절감을 위한 기계화 적응 품종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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