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격대장' 황유민, 4개홀 연속 버디쇼로 LPGA '직행'

2 days ago 7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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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격대장' 황유민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 우승으로 세계 무대에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미국 무대 직행 기회를 잡으며 한국 여자골프 부흥의 신호탄을 쏘았다.

황유민은 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호아칼레이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 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황유민은 김효주와 가쓰 미나미(일본)를 2타차로 꺾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45만달러(약 6억 3000만원).

황유민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데뷔 첫 해인 2023년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거뒀고 작년에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통산 2승을 거뒀다. 163cm의 작은키와 가녀린 체구로 내뿜는 260m를 넘나드는 장타와 공격적인 플레이로 '돌격대장'이라는 애칭으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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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 메인 후원사 추천 선수로 출전해 우승을 거두면서 황유민은 LPGA투어 직행 기회를 얻었다. 황유민은 이번 시즌을 마친 뒤 LPGA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혀왔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황유민은 곧바로 LPGA투어 회원 자격을 따내게 됐다. LPGA 투어 규정상 비회원 선수가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즉시 LPGA 투어 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선수는 이를 수락하거나 다음시즌으로 연기할 수 있어 황유민의 선택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LPGA투어에 비회원 자격으로 출전해 깜짝 우승을 거두며 미국 무대에 직행하는 것은 한국 여자 간판 스타들의 미국 진출 대표 코스였다. 유소연(2011년) 전인지(2015년), 이정은(2019년),김아림(2020년)이 US오픈 우승으로 미국 직행 티켓을 따냈고, 고진영은 2017년 LPGA KEB 하나은행 우승으로 LPGA투어 회원자격을 얻었다. 김아림 이후 코로나19와 맞물려 한국 선수들의 LPGA투어 출전이 뜸해졌고, 비회원 자격 우승 기록도 멈췄다. 황유민은 김아림 이후 5년만에 비회원 자격 우승으로 LPGA투어에 진출하는 한국 선수가 됐다.

황유민은 이 대회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쓸어담는 등 10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며 우승 경쟁에 나섰다. 3라운드에서 아이언 샷과 퍼트 감이 무뎌져 3타를 잃고 공동 2위로 밀려나 아쉬움을 남겼지만 선두와 단 1타 차이여서 우승의 불씨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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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최종라운드에서 전반에는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6개 홀에서 황유민 특유의 폭발적인 플레이가 시작됐다. 13번홀(파4) 버디를 시작으로 흐름을 바꾼 황유민은 15번홀(파3)부터 남은 4개 홀에서 모두 버디를 기록했다.

특히 18번홀(파5)에서는 2온을 노렸지만 그린에서 흘러 내려 깊은 러프에 빠졌다. 까다로운 내리막 라이를 앞두고 있었지만 황유민은 환상적인 칩샷으로 공을 핀 바로 옆에 붙여 버디를 만들어냈다.

우승 이후 김효주, 최혜진 등의 축하를 받은 황유민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LPGA 투어에 도전하려고 했는데 스폰서인 롯데의 초청으로 좋은 기회를 맞이해 잘 잡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제 꿈이 이제 시작되는 기분이라 설렌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이 대회 전통인 훌라춤 세러머니도 당당하게 즐기며 LPGA투어에 새로운 신데렐라의 탄생을 알렸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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