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 대학들이 대입 시험 의무를 대거 폐지하자, 이로 인해 신입생의 학업 준비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정상적인 대학 교육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C 계열 대학의 수학·과학 전공 교수 1100여 명은 대입 자격시험 재도입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대학 이사회에 전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준비가 부족한 신입생으로 인해 학업 기준이 떨어지고 교육자원이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수진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신입생의 학업 성취도 격차가 한계치에 달했다고 경고했다. 서한에 따르면 UC 버클리에서 첫 학기 미적분학을 수강하는 학생의 약 3분의 1이 심각한 기초역량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교수진은 서한에서 “현재 학업 성취도 격차는 매우 심각하다”며 “강사가 전공 수업을 진행하면서 중학교 수준의 수학을 다시 가르쳐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UC 샌디에이고 교수진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학생 중 초·중등 수준을 가르치는 수학 보충수업에 배정된 이들의 비율은 2020년 0.5%에서 2025년 8.5%로 급증했다.
● 대입 자격시험 폐지하던 美대학가 다시 ‘부활’
UC 계열 대학들은 2020년 ‘미국판 수능’이라 불리는 대학 학업능력시험 ACT와 SAT 성적 필수 제출을 폐지했다. 대입시험이 기회의 평등을 막는다는 비판과 코로나19 팬데믹이 맞물린 결과다. UCLA는 입학 안내 웹사이트를 통해 대입시험 점수를 입시에 반영하지 않는다며 대신 고교 수업과 에세이에 집중하라고 권장하기도 했다.
● 대학 당국도 검토 착수…교수진 “이미 위험 신호 감지돼”
UC 수학과 교수들은 SAT 폐지 당시 제기됐던 문제들이 그대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등학교 내신 성적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며 지원자 평가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수진은 “이미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필수 과목의 이수 기간이 길어지고, 심화 과목을 수강할 역량이 부족한 데다, 평가 기준을 낮추라는 압박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를 방치하면 졸업률 저하·학위 취득 지연·STEM 전공 이수율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학 당국도 대책 마련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UC 교수회 의장 아흐메트 팔라조글루는 현재 교수회 차원에서 입학 정책과 요구 사항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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