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전 기대로 들썩인 세종…아파트 거래액 360%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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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대폭 늘어난 세종시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4월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대폭 늘어난 세종시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전국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2025년 4월 전국 부동산 유형별 매매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4만891건으로 전월 대비 18.2% 줄었고, 거래금액도 29조375억원으로 35% 쪼그라들었다.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서울이었다.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025건으로 전월 9523건 대비 47.2% 줄었고 같은 기간 거래금액도 13조5799억원에서 5조6095억원으로 58.7% 급감했다.

전국 시도 대부분에서 아파트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줄었는데, 전월 대비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1% 이상 동반 상승한 곳은 세종시가 유일했다.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1326건으로 전월 대비 79.9%, 거래금액은 6964억원으로 84.4% 늘어났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293.5%, 거래금액은 360.2% 불어났다.

사진=부동산플래닛

사진=부동산플래닛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권 후보들이 앞다퉈 대통령실 세종 이전 추진 공약을 내걸면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선 이후 세종 아파트 매매시장 분위기는 급속히 가라앉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 집무실을 임시로 사용하다 청와대로 옮기고, 대통령실 세종 이전은 향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JTBC 유튜브 채널에서 "청와대가 제일 좋다"며 "오래 썼고 상징성도 있고 문화적 가치도 있다, 안 쓸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대선 경선 TV 토론회에서는 "장기적으로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마련하겠다"고 거론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5일 첫 국무회의에서는 세종에 있는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빠르게 이전하라고 주문했다.

있던 해수부까지 떠나게 되자 천도론은 동력을 잃었고,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며 세종시 아파트 매매시장도 주춤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4월 넷째 주(4월 28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49% 올랐지만, 이달 둘째 주(6월 9일 기준) 상승률은 0.18%까지 줄었다. 이달 첫 주(6월 2일 기준) 상승률은 더 낮은 0.07%에 그쳤다.

국회세종의사당 예정 부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회세종의사당 예정 부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앞서 천도론 여파로 집값이 급등락했던 학습효과에 집주인들은 급히 매도에 나서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천도론이 부상한 2020년 42.37% 상승했지만, 이전이 무산되면서 △2022년 -16.74% △2023년 -5.14% △2024년 -6.37%로 하락을 거듭했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물은 17일 현재 6857건으로, 한 달 전인 지난달 17일 6408건에 비해 400건 이상 늘었다. 집주인들이 매도에 나섰지만, 정작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줄어들면서 시중에 나온 매물 수가 늘어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이 2004년 위헌 결정받았던 '행정수도 특별법'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회의사당과 대통령실 이전을 포함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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