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기업대출 26% 늘때
중기는 0.2% 증가에 머물러
올해 상반기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시중은행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등이 크게 늘어나지 않으면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인데,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큰폭으로 증가하며 지방은행도 기업 대출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광주·전북)과 iM뱅크의 올해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조8548억원으로 전년 동기(67조7794억원) 대비 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시중은행 4곳(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는 가계대출 잔액이 557조5355억원에서 608조7656억원으로 9% 늘어났다.
지방은행은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에서 한발 비껴나 있지만 시중은행의 절반 수준밖에 가계대출을 늘리지 못한 것이다. 이는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남은행은 늘어나던 주담대 규모가 올해 1분기부터 감소 추세로 전환하면서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2% 줄어든 9조4922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지방은행도 가계대출에서는 유일하게 24%대 성장세를 기록한 전북은행을 제외하고는 1~2%대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방은행들은 가계대출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4대 지방은행과 iM뱅크의 대기업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난 14조8235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4곳이 대기업대출을 2% 늘리는 데 그친 것에 비해서는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가계대출에 집중한 전북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은 모두 큰 폭으로 성장했는데, 광주은행은 전년 대비 64% 불어나며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부산은행이 46%, 경남은행은 27%, iM뱅크가 5% 늘어났다.
다만 중소기업 대출은 5개 은행 합계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112조8469억원에 불과했다. 지방 경기가 악화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늘어나자 지방은행들이 건전성을 관리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전한 대기업 대출에 집중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