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지난 2분기 7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내며 분기 단위 최대 실적 기록을 썼다. 이자이익이 20% 가까이 줄었지만 비이자이익이 늘고 대손비용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케이뱅크는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가 올해 기업공개(IPO)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분기 68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13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47억원)과 비교해 335억원(96.3%) 늘었다. 2017년 4월 출범한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순이익 기록이다.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은 작년 2분기 1286억원에서 올해 2분기 1033억원으로 253억원(19.7%) 감소했다. 여신 잔액은 작년 2분기 말 15조7000억원에서 올 2분기 말 17조4000억원으로 10.8%나 늘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의 원화 예치금에 지급하는 이자비용이 커지면서 이자이익이 줄었다. 케이뱅크가 지불하는 업비트의 원화 예치금 이용료율(이자율)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작년 7월 연 0.1%에서 연 2.1%로 올랐다.
비이자이익은 작년 2분기 169억원에서 올해 2분기 197억원으로 16.2% 증가했다. 특히 플랫폼광고 수익이 이 기간 4배 이상으로 늘었는데, 올해 초 출시한 앱테크 서비스 '용돈받기'가 출시 두 달 만에 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점이 주효했다는 게 케이뱅크의 설명이다. 케이뱅크는 다른 앱테크 서비스에도 광고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손비용이 크게 줄어든 점도 호실적을 이끌었다. 케이뱅크의 대손비용은 작년 2분기 562억원에서 올해 2분기 413억원으로 26.5% 감소했다. 케이뱅크는 "담보대출 비중을 확대하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개선했고,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통해 여신 심사를 강화한 점이 대손비용 감소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작년 4월 네이버페이스코어, 올해 2월 통신3사의 고객 데이터기반의 대안신용평가모형 '이퀄'을 도입하며 CSS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 작년 10월부터는 삼성카드, 신한카드의 대안신용정보도 대출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적극적인 건전성 관리가 이어진 결과 케이뱅크의 지난 2분기 말 연체율은 0.59%로 지난 2분기 말(0.66%)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2분기 말(0.9%)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다.
케이뱅크는 올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터넷은행 중 이미 유일하게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보증·담보 등 대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케이뱅크는 향후 담보 물건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또 지역신용보증재단과의 협력을 확대해 개인사업자 대상 보증서대출의 지역도 넓힐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올 하반기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화도 본격 추진한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부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한·일 해외송금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달엔 관련 상표권 출원도 완료했다. 최근 사내 전담조직인 ‘디지털자산TF’도 신설해 관련 연구 및 사업 모델 구상에 매진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객 확대와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등 개인사업자 대출의 성장, 철저한 건전성 관리로 분기 단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라며 “앞으로도 상품 경쟁력 강화와 정교한 여신 관리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