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캠프에 전직 관료와 교수들이 하나둘 합류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 캠프에 전문가 그룹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늦게 대선 준비를 시작한 국민의힘 주자도 각계 전문가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500여 명 참여 싱크탱크 꾸린 李
이 후보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은 16일 출범식을 열었다. 이 조직에는 전문가 500여 명이 참여한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와 허민 전 전남대 부총장이 상임 공동대표를 맡았다. 유 명예교수는 경제민주화와 재벌 개혁을 주장해온 진보 경제학자다. 2014년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출마했을 때도 그를 지원했다. 최근에는 이 후보의 ‘우클릭’ 정책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허 전 부총장은 지난 대선 당시 이 후보를 지지한 정책 자문그룹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이 후보에게 경제 정책을 제언할 경제분과 위원장은 이 후보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와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는다. 성장전략분과는 박기영 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재정·조세분과는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과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가 이끈다. 금융분과는 금융위원회 관료 출신인 김광수 전 전국은행연합회장, 외교·국방 분야는 주유엔 대사를 지낸 조현 전 외교부 1차관, 여운태 전 육군참모차장 등이 담당한다. 인공지능(AI)분과는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 과학·기술분과는 윤석진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이, 보건의료분과는 홍승권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회장이, 복지정책분과는 양성일 전 보건복지부 1차관이 이끈다. 정치권 관계자는 “싱크탱크는 일반적으로 학자 출신 중심으로 꾸려지는데, 성장과 통합은 관료 출신이 대거 포함된 게 특징”이라며 “이 후보는 평소에도 관료 출신을 신뢰한다고 언급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김경수 후보는 이날 ‘더하기 캠프’ 인선을 공식 발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복심으로 불린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캠프 좌장을 이끈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정책 자문그룹 수장을 맡는다. 이병헌 전 청와대 중소벤처비서관, 김공회 경상대 경제학부 교수,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등도 합류했다.
김동연 후보의 ‘유쾌한 캠프’에는 경기도청에 김 지사와 손발을 맞춘 인원이 대거 포함됐다. 실질적 좌장은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맡고, 고영인 전 의원이 총괄 자원봉사자를 담당하는 구조다. 윤준호·전해철·전춘숙·전혜숙 전 의원 등이 물밑으로 지원한다.
◇김문수는 김형기·홍준표는 이병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를 캠프에 영입했다. 나도은 열린사이버대 통합예술학과 특임교수도 김 후보의 공약을 만든다.
한동훈 후보는 전문가 출신 현역 의원을 전면에 배치했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고동진 의원과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지낸 안상훈 의원이 대표적이다. 홍준표 후보의 경제 정책은 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가 담당한다. 이종헌 전 대구시 정책특보도 공약을 다듬는다.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 캠프는 현장에서 활동 중인 베테랑을 중심으로 정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박계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전무와 이영주 연금박사상담센터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배성수/박주연/하지은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