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경제는 AI 관련 하드웨어 수출이 급증하면서 다시 성장이 가속화됐다. →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 통계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보다 5.4%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 3.6%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조치로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서도 통계국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1%에서 3.6%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 전망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조치는 반영되지 않았다.
대만의 수출 중심 경제는 최근 몇 년간 AI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 급증의 수혜를 입었다. 3월 대만의 수출액은 496억 달러(70조 5,900억원) 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미국과 아세안 국가로의 수출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중 상품 및 서비스 수출은 전년대비 20.1% 급증했고, 수입은 23.7% 증가했다.
대만 통계국 성명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인상을 앞둔 선제적 공급과 고급 IT기술 제품의 공급망 병목 현상이 해소된 것이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대만에 32%의 관세를 포함한 상호 관세를 발표했으나 이 조치는 90일 연기됐다.
관세 위협을 반영해 경제학자와 분석가들은 올해 대만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3.4%에서 2.2%로 낮췄다. 타이베이에 있는 반관영 싱크탱크인 중화경제연구소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대만의 성장률이 0.1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었다.
5월에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앞두고 있는 대만은 트럼프 정부에 비관세 무역 장벽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미국산 에너지, 농산물, 군수품 구매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4월 초, 대만 최대 기업이자 엔비디아와 애플에 최첨단 칩을 공급하는 세계 최대파운드리 업체 TSMC는 1분기 실적이 예상을 뛰어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관세 위험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