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신세계 지분 10% 딸 정유경에게 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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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에 이마트 지분 매도 이어
석달만에 보유지분 정리작업 속도
이마트-백화점 계열분리 본격화
신세계 “독립-책임경영 강화”

이명희 총괄회장

이명희 총괄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82)이 본인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10%를 딸 정유경 ㈜신세계 회장(53)에게 증여하기로 했다. 아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57)이 이 총괄회장의 이마트 보유 지분 10%를 매수한 지 3개월 만에 이뤄진 증여다. 이 총괄회장의 보유 지분이 정리됨에 따라 신세계그룹 계열분리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30일 정유경 회장이 모친인 이 총괄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지분 10.21%(98만4518주)를 5월 30일자로 증여받는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여로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 지분은 기존 18.95%에서 29.16%로 늘어나게 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증여는 각 부문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을 공고히 하고자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날 종가(15만8000원) 기준으로 정유경 회장이 증여받는 지분 10.21% 가치는 약 1600억 원어치고, 증여세는 약 850억 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최종 증여 금액은 7월 말쯤 정확히 확정된다. 증여 기일인 5월 30일을 기준으로 앞뒤로 2개월, 총 4개월의 평균 주가를 적용해 산출하기 때문이다.

정유경 회장은 지난해 10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을 건너뛰고 회장으로 바로 승진했다. 2015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이다. 그간 신세계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 총괄회장 아래 이마트 부문은 정용진 회장이, 백화점 부문은 정유경 회장이 맡아 이른바 ‘남매 경영’을 해왔다.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 부문은 이마트를 구심점으로 스타필드, 에스씨케이컴퍼니(스타벅스), 호텔, 편의점 등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정유경 회장의 백화점 부문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와 아웃렛 사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키워 왔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그룹을 두 부문으로 나눈 뒤 지분 정리 등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10월 정유경 회장 승진 당시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지분 18.6%,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백화점 지분 18.6%를 보유 중이었다.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백화점 지분을 각각 10% 보유 중이었다. 정용진 회장은 올해 1월 ‘책임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이 총괄회장의 지분 10%를 약 2140억8630만 원에 매수했다. 갖고 있던 이마트 지분 18.56%에 10%를 추가로 갖게 돼 총 28.5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계열 분리를 완성하려면 이 총괄회장이 갖고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지분을 정리하는 게 숙제였다. 신세계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공시상 재계 11위의 대기업집단이다.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및 그 친족이 지분을 가진 회사는 같은 그룹으로 묶인다. 이번에 정유경 회장이 어머니로부터 잔여 지분을 모두 넘겨받으면서 남매간 계열 분리 작업에서 큰 숙제 하나를 해결한 셈이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마트와 ㈜신세계가 둘다 보유 중인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쓱닷컴) 지분 정리다. 현재 SSG닷컴 지분은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계열 분리를 하려면 기업이 친족독립경영을 신청하고,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지분 3% 미만·비상장사 기준 10% 미만 등의 기준을 충족했는지 심사를 받아야 한다. 비상장사인 SSG닷컴의 지분을 이마트 또는 ㈜신세계 한쪽이 10% 미만으로 정리해야 계열 분리 작업이 완성된다는 의미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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