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어 연대 내주 유급 확정
교육부·복지부·의협 수장 회동
의정 갈등 속 대화 물꼬에 관심
우여곡절 끝에 일단 학교로 복귀한 의대생들이 수업을 듣고 중간고사를 치르는 대신 수업 거부를 택하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유급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의대생 유급 사태 규모가 다음주 발표될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확정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려대는 수업 일수를 채우지 않은 의대 본과 3·4학년생을 유급 처분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의대 학장 주재로 교육사정위원회를 열고 학칙에 의거해 수업 일수 3분의 1 이상을 출석하지 않은 본과 4학년 40여 명과 3학년 70명 등을 유급시키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본과생이 집단으로 유급되는 사례는 의정 갈등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일단 등록만 해놓은 뒤 수업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여러 의대로 번지면서 추가로 의대생 집단 유급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서울대를 제외한 '빅4'(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 의대와 경희대·아주대 등이 수업 거부 투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각 대학은 무관용 원칙 대응에 나서면서 평행선이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는 오는 15일 유급 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고, 아주대도 11일까지 복귀하지 않는 학생들을 유급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다음주가 의대생 유급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한다면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동결하기로 했던 교육부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당초 이번주로 예상됐던 의대 모집인원 발표도 다음주로 미뤄졌다.
다만 의료계가 6월 대통령 선거 전 의정 합의를 보자는 의지를 보이면서 정부와 의료계 간 소통이 재개되는 형국이다. 실제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 확정에 대해 논의했다.
의협 관계자는 "이번 대화에서 정부는 검토하겠다는 정도만 밝혔는데 이젠 정부가 단서를 붙이지 말고 정확히 3058명만 뽑겠다고 얘기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의협에 이어 전공의와 의대생들도 조만간 정부와의 대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의협 관계자는 "논의 내용을 확장하려면 당사자들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당연히 함께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익 기자 / 심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