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코리아2025’에선 뱀을 어떻게 풀었을까요. 매년 새로운 경향들의 첫 글자를 따온 말에 12지 동물의 이름을 끼워 넣잖아요. 2025년은 ‘생존과 적응’의 해이니 뱀처럼 모든 감각 기관을 총동원해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자는 의미로 ‘스네이크 센스(SNAKE SENSE)’랍니다. 세부 항목을 보니 트렌드라기보다 영작문 강의서처럼 느껴집니다만, 그냥 넘기면 섭섭한 게 ‘트렌드코리아’입니다. 토정비결처럼요. 그래서 저도 새해를 맞아 중고거래의 트렌드를 전망하는 ‘당근코리아2025’를 선정해봅니다. 2025년 중고거래의 트렌드는 SNAKE로 정리했어요. 예민한 뱀의 감각으로 최상급 거래품을 찾고, 최저가로 낼름 획득해 가성비의 포만감을 얻자는 의미입니다. SNAKE를 이루는 S는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Sound body in sound mind)’는 ‘Sound(건강)’입니다. 올해 최고의 인기템은 운동용품과 건강기능식품이 될 거예요. 저속노화가 대세가 되고 건강법은 빠른 유행을 타고 있어서 새 운동장비를 사기보다 중고 헬스용품으로 테스트를 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내가 필요한 모든 것이 중고마켓에 있고 이 운동 아니다 싶으면 재당근을 하면 되거든요. N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New & Noble(신상품급 명품)’을 의미해요. 중가의 명품 브랜드를 사느니 최상위 브랜드 중고를 선택하는 현상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어서 베스트셀러 샤넬은 물론이고 귀족적인 ‘올드머니룩’ 브랜드 더로우, 케이트 등이 중고거래앱에서도 빠르게 ‘거래완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A는 ‘Another(또 다른)’ 지역을 노리는 중고거래 증가입니다. 당근마켓이 GPS기반으로 두 지역 내 거래만 허용하는데, 동네에 따라 강세인 품목이 있어서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지요(강남은 명품, 용산과 마포는 가전과 가구, 구로는 정보기술). 그래서 다른 지역 상품 거래를 도와주는 커뮤니티가 생겼고 이용자는 점점 더 늘어나는 중입니다. 단, 도움을 빙자한 사기 사건도 많답니다. K는 ‘Kids(어린이용품)’입니다. 아이들 옷은 물려입기 문화가 있고 어려서부터 직접 친환경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중고거래라고 생각해요. 그 중에서 명품브랜드의 중고 아동복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합니다. 명품브랜드의 유아복 매출이 크게 늘었으니까요. 명품 유아복이 명품 성인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서 ‘톰 브라운’을 입은 아이를 보며 대리만족을 얻는 부모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러나 이런 이유로 명품만 고집한다면 아이가 금쪽이가 될지도 몰라요. 마지막 E는 ‘Entertaining(즐거움)’을 목적으로 중고거래앱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트렌드를 의미합니다. 동네를 기반으로 한 중고거래앱은 같은 취미를 가진 이웃들을 만나는 데 최적화돼있어요. 한동안 정체였던 중고거래앱의 동네 모임이 러닝 동호회를 통해 지금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이죠. 도시를 달리는 사람들의 그림자들은 어찌나 ‘쿨’하고 정겨운지요. 실제로 중고거래앱을 통해 러닝이나 수영을 하는 사람들은 불편한 자기소개나 공연한 관심 없이 묵묵히 달릴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고 하더군요. 저의 경우 몇차례 동호회 ‘파국’을 맞았는데, 올해는 동네 활동도 다시 둘러보려고요.
다양한 트렌드 예측을 보며 왜 미래에 대한 전망이나 예언에 매혹되는지 생각해 봅니다. 전망, 예측이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불빛, 문득 나타난 도로 표지판, 희미하게 맡아지는 물의 냄새 같은 게 아닐까요. 모든 감각을 깨우고 모든 피부의 비늘로 세상을 느낀다면 나의 트렌드2025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다행히 아직 2025년의 시작입니다.
당근, 고양이, 글쓰기를 좋아합니다.@madame_carr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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