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지난해 정부 부처 가운데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의 인공지능(AI) 사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금융위는 작년 기준 총 498건의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해 전 부처 중 1위에 올랐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시행된 2019년 이후 누적 승인 건수(1056건)의 절반가량이 지난해 처리됐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이 시장에서 시험될 수 있도록 정부가 일정 기간 기존 규제 적용을 유예하거나 완화하고, 대신 정해진 조건과 범위 안에서 운영하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위 외에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6개 부처가 8개 분야에서 운영 중이다.
금융위가 처리한 규제 샌드박스 승인 건 중 상당수는 지난해 금융회사가 AI 도입 과정에서 망분리 규제 예외를 요청한 사례였다. 특히 한 회사가 챗GPT, 제미나이 등 복수의 AI를 사용하기 위해 대거 요청하다 보니 건수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규제 샌드박스 업무는 부처별 특성이 강하게 반영되는 업무이기도 하다. 국내 주요 기업과 직접 소통하는 산업부가 작년 193건을 승인해 금융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국토부(모빌리티) 54건, 과기부(ICT) 45건, 기후부 26건, 과기부(연구개발) 10건 순이다. 지역 단위로 샌드박스를 담당하는 중기부(규제자유특구)와 국토부(스마트도시)는 각각 7건과 6건이었다.
금융위 내에서는 서기관과 사무관 두 명이 실무를 전담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샌드박스 담당을 공식 조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산업부도 작년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산업규제혁신과를 신설했다.
금융위는 이날 생성형 AI를 교체할 때 샌드박스 지정 절차를 간소화한다고 밝혔다. 보안 위험이 낮은 단순 생성형 AI를 변경할 경우 재지정 절차 없이 서면확인서만 제출하면 된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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