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처럼 도는 목성급 ‘거대 외계 위성’ 첫 발견

13 hours ago 4

별-행성 중간인 갈색왜성 주변 공전
‘태양-지구-달’ 구조와는 다른 천체

갈색왜성 위성 상상도. 유럽남방천문대(ESO) 제공

갈색왜성 위성 상상도. 유럽남방천문대(ESO) 제공
별을 돌고 있는 갈색왜성 주변을 공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목성급 천체의 흔적이 포착됐다. 태양(별) 주위를 지구(행성)가 돌고, 지구 주위를 달(위성)이 공전하는 우리에게 익숙한 ‘3층 구조’ 개념과 다른 구조가 발견된 것이다. 행성이 아닌 갈색왜성을 돌면서, 그것도 행성만큼 질량이 큰 천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과학계에 따르면 유럽남방천문대(ESO) 등 국제 연구팀은 적색왜성 ‘CD-35 2722 A’를 도는 갈색왜성 ‘CD-35 2722 B’가 약 171일마다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것을 확인했다. 갈색왜성은 별보다는 질량이 부족하지만 행성보다는 더 무거운 천체다. 연구팀은 최소 질량이 목성의 약 90%인 천체 하나가 이 갈색왜성 주변을 돌며 중력으로 잡아당긴 결과로 보고 있다. 연구 결과는 23일 ‘네이처’에 공개될 예정이다.

새로 발견된 목성급 천체가 별이나 행성도 아닌 갈색왜성 주위를 돌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독특하다. 다른 천체를 돈다는 점에서는 달같이 일반적인 위성과 비슷하지만, 통상 위성은 ‘행성 주위를 도는 천체’를 뜻하는데 이 천체는 행성이 아닌 갈색왜성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이다. 위성은 통상 중심 천체보다 훨씬 가벼운 편인데 이번 천체는 목성과 맞먹을 정도로 큰 질량을 가졌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일반적인 위성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에, 연구진도 ‘외계 달’ 대신 ‘외계 위성’이라는 표현을 썼다. 강성주 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위성처럼 보이지만 정의상으로는 행성이 될 수 있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어두운 갈색왜성의 미세한 흔들림을 측정해 주변 천체를 찾는 방법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성격과 궤도를 확인하려면 추가 관측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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