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눈치보다 미국장 못 들어갈 때 짚어볼 점
달러-원 환율이 월 중 1500원을 돌파하자 금융위기 당시를 떠올리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환율은 정말 위기의 신호일까?
외환 당국은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한방향)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국민연금도 연초 이후 중단했던 선물환 매도를 통해 환 헤지에 적극 나서기 시작하며 환율을 둘러싼 우려가 소폭 잦아들었으나, 여전히 불안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대표가 환율 1500원 시대 달라진 투자 셈법을 제시한다.
1500원대 전후 환율은 해외 투자가 만든 구조적 변화
투자자들이 현재의 환율을 낯설고 두렵게 느끼는 이유는 단순하다. 무엇보다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숫자를 마주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왜 지금 이런 환율 수준인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과, 추가적인 환율 상승이 나타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OECD가 발표한 올해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체 회원국 중 2위를 기록했으며, 1~4월 경상수지도 반도체 수출을 필두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지표와 제반 환경이 양호한데 환율이 계속 오르는 낯선 환경이 투자자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근 원화 약세를 설명하는 요인은 많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국내 수출입 기업들의 외화 거래 관행, 외국인 자금 흐름,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이 효과를 거두고, 6월 중 예정된 일련의 이벤트의 소화과정을 거치면서 환율은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급변동 보다는 다소 안정된 흐름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대외 불안과 달러 보유 심리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강화될 경우 환율이 크게 안정될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봐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레벨이 아니라 방향성
여기서, 최근 환율 변동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단기적인 환율 예측보다 달라진 환경에 대한 이해와 환율 방향에 대한 대응이 될 것이다.
많은 투자자는 여전히 달러당 1100~1200원대 환율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400원 안팎의 환율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균형 수준(New Normal)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는 이미 일시적 현상을 넘어 구조적인 흐름이 됐다.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는 물론 개인투자자들까지 글로벌 자산 배분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처럼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보다 국내 자본이 해외로 이동하는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환율의 구조적 변화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다.
이처럼 구조적으로 달러 수요가 높아지며 자연스레 형성된 변화의 산물이 현재의 환율 수준이다. 따라서 단순히 1500원 중반대의 환율이 금융위기를 연상시킨다거나, 금융위기의 징후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현재의 환율은 위기의 신호가 아니라 새롭게 형성된 균형이며, 코로나(COVID19) 이후 자본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자연스러운 자본 흐름의 결과로 해석하는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금융위기 사례로 본 통화 분산 효과
우선 항상 통화의 분산을 기억해야 한다. 필자는 투자자들이 자산배분을 실시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3대 원칙으로 항상 첫째 자산의 분산, 둘째 통화의 분산, 셋째 시점의 분산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이 가운데 통화의 분산은 결국 원화 외 달러와 같은 다른 나라의 통화를 보유하고 분산해야 한다는 뜻이다. 추세적으로 증가하고는 있으나, 아직도 대한민국 투자자의 금융 자산 중 외화 자산 보유 비중은 현저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구간 (전 세계 주가지수 고점 대비 -31.7% 하락)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33.4% 급등한 바 있다.
원화만으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이와 같은 위기 국면에서 자산가치의 급락을 피하기 어려웠는데, 기축 통화인 달러화 자산을 보유한 것만으로도 해당 위험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었다. 즉, 장기 자산 관리의 핵심 요소 중 통화 분산을 꼭 기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다음으로 미국 주식 투자를 고려하시는 투자자분들 중에서 최근 환율이 너무 높아져 투자를 망설이게 된다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다. 즉 “현재 환율에서도 미국 주식 투자가 괜찮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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