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깜깜이’ 상황인데…日 재무상 “비트코인 ETF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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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금융 산업 발전 지원할 것”
2028년 코인 현물 ETF 서비스 목표
주식·코인, 동일한 세율로 개정 추진
韓 법안 개정·처리·시행 시점 불투명
전문가 “해외처럼 시장 활성화 필요”

  • 등록 2026-07-10 오후 6:28:25

    수정 2026-07-10 오후 6:28:25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일본 정부가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예고했다. 주식과 가상자산의 세율도 동일하게 맞춘다. 우리나라는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 및 시행 여부가 불확실 하고 가상자산 과세를 놓고도 여야 이견이 있는 가운데 일본의 제도화 논의가 주목된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금융정보업체 퀵(QUICK)이 주최한 ‘오픈 퀵 2026’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국제 동향을 반영해 디지털금융 산업 발전을 지원하겠다”며 “일본에서도 가상자산 ETF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와 거래 환경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분야인 만큼 제도의 유연성과 투자자 보호를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을 통해 현재 자금결제법에서 규율하는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편입할 계획이다. 법 개정이 완료되면 SBI증권과 라쿠텐증권이 가상자산 현물 ETF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대형 증권사들도 제도 확정에 맞춰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월13일 일본 나라현 정상회담장에서 확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월13일 일본 나라현 정상회담장에서 확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도 정비와 함께 세제 개선도 추진된다. 디지털자산 및 ETF 거래 소득에 대한 세율은 주식·펀드와 마찬가지로 일괄 20%가 될 예정이다. 현재 최고 세율 55%에서 35%포인트 가량 세율이 인하되는 것이다. 불법 유출 방지를 강화하고 ETF 운용 시 디지털자산 관련 엄격한 관리 체계를 요구하는 등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도 마련된다.

앞서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은 지난 6월 중의원을 통과했다. 현재 참의원에서 심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세율은 시행 다음 해인 2028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투자자 보호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가상자산 해킹과 자산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점을 고려해 업계와 협력해 보안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청은 이르면 이번 달에 암호자산·스테이블코인과를 신설해 관련 정책을 전담할 예정이다.

이같은 상황은 우리나라 상황과 대조적이다. 현행 우리나라의 자본시장법(제4조)에 따르면 기초자산은 △금융투자상품 △국내외 통화 △일반상품(농산물·축산물·수산물·임산물·광산물·에너지 등) 등으로 한정돼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이같은 기초자산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디지털자산 현물 ETF는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를 경우 투자 중개 상품에 현재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금융위 판단이다.

앞서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 “거래 편의성 제고 등을 위해 디지털자산 현물 ETF 도입 추진” 내용을 자료에 담아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보고했다. 하지만 경제부총리나 금융위원장이 구두로 디지털자산 현물 ETF 도입을 언제 어떻게 추진할지 밝힌 적은 없다.

현재 국회에는 디지털자산시장통합법안(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안)과 디지털자산 시장 및 산업에 관한 법률안(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안), 자본시장법 개정안(민주당 민병덕 의원안) 등이 계류돼 있다. 이들 법안 모두 공통적으로 ‘기초자산에 디지털자산을 포함하는 내용’을 포함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2024년에 승인된 뒤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골드만삭스 그룹,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등은 거래 서비스 출시와 함께 수탁, 결제, 토큰화 이니셔티브를 시험 운영하는 등 기관 대상 디지털자산 사업을 강화해 왔다.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이 결과 미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규모는 1200억달러(173조30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과 시장에서는 각론에 일부 차이가 있더라도 공통점을 보면서 시급하게 입법 논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 의장을 맡고 있는 오세진 코빗 대표는 지난 1월 14일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위원장 김상훈)와 5대 디지털자산거래소와의 정책간담회에서 “ETF, 스테이블코인 등을 통한 다양한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 방향을 위해서는 기존 전통금융과 가상자산의 융합이 필연적으로 이뤄져 나가야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제도 개선과 입법에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박종백 변호사는 “박상혁 의원안은 디지털자산 기반 파생상품에 대한 불공정거래 규제를 신설한 점, 민병덕 의원안은 비교적 종합적인 개정안을 제시한 점이 특징”이라며 “법안 논의를 통해 상품이 실효성 있게 운용되고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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