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단풍나무류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당단풍나무' 추출물에 식욕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관장 유호)은 당단풍나무 추출물이 식욕을 돋우는 유전자 발현은 억제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유전자 발현은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자원관은 2023년 시작한 '담수생물자원 추출물 유래 기능성 플라보노이드 탐색 연구'를 통해 당단풍나무 추출물에 항비만 물질로 알려진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쿼르세틴(Quercetin) 성분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쿼세틴은 항산화 물질로, 염증을 완화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며 지방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당단풍나무 추출물을 뇌 시상하부 신경세포에 처리했을 때 식욕 촉진 유전자 발현을 60% 이상 억제하고, 식욕 억제 유전자 발현을 40% 이상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당단풍나무 추출물이 식욕 억제에 효능이 있음을 증명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또 당단풍나무 추출물이 함유한 식욕 억제 유효성분이 이소퀘르시트린과 구아이아베린임을 확인했다.
이 유효성분은 현재 시장에 출시된 비만 치료제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와 식욕 촉진 유전자 발현 억제 수준이 비슷해 동등한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진은 지난달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명은 '당단풍나무 추출물 또는 이의 분획물로부터 분리되는 화합물을 유효 성분으로 포함하는 시상하부의 식욕 촉진 신경 세포 활성 조절용 조성물'이다.
강태훈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이용기술개발실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자생식물자원을 활용한 천연 비만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항비만용 천연물 제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당단풍나무는 전국의 산지에 넓게 분포하는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관속식물로 10m까지 자란다.
단풍나무류는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흔히 단풍은 단풍나무와 당단풍나무를 일컫는다. 두 종류 모두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지는데 단풍나무는 5~7개로, 당단풍나무는 9~11개로 갈라진다.
단풍나무는 추위에 약해서 중부 이남에서 주로 볼 수 있고, 당단풍나무는 전국 어느 산지에서나 잘 자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