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9000원에 이런 걸"…다이소서 난리난 의외의 제품 [현장+]

3 days ago 5

종로구 한 다이소 매장에서 크리스마스 소품을 구경하는 시민들. /사진=김영리 기자

종로구 한 다이소 매장에서 크리스마스 소품을 구경하는 시민들. /사진=김영리 기자

"이 산타는 꼭 업어오세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다이소 크리스마스 소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소품을 조합해 새로운 장식품을 만들어내는 'DIY'(Do it yourself)도 유행인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인테리어 영역에서 소비자들이 고가의 소품 대신 저렴한 가격대인 다이소 제품을 선택한 것으로 진단했다.

재난 산타? 오히려 좋아

/자료=인스타그램 @saemiiiii 등 갈무리

/자료=인스타그램 @saemiiiii 등 갈무리

현재 온라인에서 인기를 끈 다이소 소품은 산타 무드등, 산타인형, 어드벤트 캘린더 등이다. 특히 산타 무드등은 건전지를 이용해 작동시키는 제품인데, 제품 속 눈이 예상 밖으로 지나치게 빨리 휘몰아치는 바람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오히려 웃기다", "상품 마감이 엉성한데 귀엽다" 등의 반응을 받으며 '재난산타'라는 별명을 얻었다.

어드벤트 캘린더의 경우 올해 다이소에서 처음 출시됐다. 본래 매년 연말마다 명품 화장품이나 패션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이벤트성 달력이다. 성탄절을 기다리며 12월 한 달간 하루에 1개씩 작은 선물이 들어있는 상자를 뜯어보게끔 설계돼있다. 다만 다이소 제품은 캘린더 내부에 직접 선물을 넣어 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는 선물용 DIY 제품이다.

SNS서 화제를 모은 제품은 이미 매장에서 구할 수 없는 상태다. 19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의 한 다이소 매장 관계자도 "산타 무드등과 어드벤트 캘린더는 지난달 크리스마스 시즌 상품의 판매가 개시된 이후 줄곧 품절 상태였다"며 "우리 매장에 재입고가 안 된 지도 꽤 됐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외 '단돈 9000원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는 법' 등의 SNS 게시물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면끈(1000원), 앵두 전구(3000원), 산타인형(5000원)을 구매해 줄에 매달린 듯한 귀여운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드는 식이다.

같은 날 정오께 서울 종로구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만난 30대 서모 씨도 다이소의 가격적 이점을 언급했다. 서 씨는 "크리스마스 기분은 내고 싶은데 트리까지 제대로 사기엔 지갑 사정이 넉넉지 않아 다이소에 들렀다"며 전구와 산타 인형 장식을 구매했다.

다이소 측에 따르면 SNS서 인기몰이한 산타인형, 어드벤트 캘린더 등이 속한 크리스마스 인테리어 소품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다이소 관계자는 올해 특히 DIY 제품이 인기 끈 것과 관련해 "산타 관련 상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거나 직접 상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까지 충족시켜주는 요소가 됐다"고 짚었다.

대체재·가심비 쫓는 시민들

'다이소 산타'로 검색하면 등장하는 DIY다이소 소품 게시물들. /사진=인스타그램 nata__nara, bborim 등 갈무리

'다이소 산타'로 검색하면 등장하는 DIY다이소 소품 게시물들. /사진=인스타그램 nata__nara, bborim 등 갈무리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값비싼 제품 대신 대체재를 찾아 욕구를 충족하는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이소 외에도 올 한해 편의점 가성비 주류가 인기를 끌거나 저가 커피 브랜드의 매출이 성장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CU의 전년 대비 위스키 매출 신장률은 올해(1~11월)는 29.8%를 기록했다. 이 중 5만원 이하 저가 위스키 매출 비중은 77.8%였다. 저가 제품이 올해 매출 신장을 견인한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필수 소비재 지출도 줄이는 상황인데 특히 장식의 영역은 실생활과 직결된 부분이 아니라 불경기일수록 구매 우선순위가 밀리는 항목"이라며 "줄어든 예산으로 비슷한 만족감을 누릴 수 있는 대체재를 쫓게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DIY 제품 인기에 대해서는 "참신함과 경험을 중시하는 2030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꼈을 부분"이라며 "본래 함께 조합하는 제품이 아닌데도 새로운 관점으로 합쳐 보고 이를 SNS에 공유하는 것이 요즘 세대의 소비 방식"이라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