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李, 이달말 방일 검토… 셔틀외교 조기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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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중심 정상외교 복원 속도
日참의원 선거 결과가 방일 변수
대통령실 “中전승절 참석여부 소통중”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멈춰 있던 미국, 일본 등 우방국과의 정상 외교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달 말로 조율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정상 간 상호 방문(셔틀 외교) 재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데 이어 조기 가동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일 “이 대통령이 미국, 일본 등 우방국 방문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데 이어 우방국 위주로 우선 방문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방일 시점은 이르면 이번 달로 추진 중이다. 한일 정상은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두 정상의 정기적 상호 방문을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9월 방한해 이번에는 한국 정상이 일본을 찾을 차례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합의로 시작된 셔틀 외교는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방일을 마지막으로 끊겼다가 2023년 3월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복원됐다.

다만 이 대통령의 방일은 20일 열리는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부터 공식 선거전에 돌입하는 이번 선거는 이시바 내각의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해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크게 패한 데 이어 참의원 선거에서도 과반을 지키지 못하면 내각 사퇴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이어 한일 관계 협력을 담은 ‘이재명-이시바 선언’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이시바 총리의 핵심 측근인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국가안전보장 담당 총리특별보좌관은 지난달 방한해 ‘한일 간 정부 담화가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한 바 있다. 양국 정상이 한일 과거사 문제 논의를 최대한 ‘로키(low-key)’로 진행하면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는 데 공감한 만큼 이를 구체화할 정상 간 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의 중국 9·3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참석 여부는 한중 간 관련 사안에 대해 소통 중에 있다”며 “한중 양국은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매개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공감을 토대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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