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3월 ‘비(非)중동’ 원유 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30%나 급증했다. 반면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같은 기간 10%포인트 떨어진 60%대에 머물며 ‘탈중동’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분석하면 3월 원유 수입 가운데 비중동산 원유 수입액은 22억47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0.1% 급증했다. 전체 원유 수입액이 5.3% 감소한 데 비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미국산 원유 수입이 전년 대비 75.8% 늘어난 13억7804만달러에 달했다. 호주와 말레이시아산 수입도 각각 44.7%, 140% 늘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정유사들이 대체 원유를 적극 도입한 덕분이다. 정부는 미주·아프리카·유럽 지역에서 원유를 도입할 경우 중동산 대비 운임 초과분의 25%를 환급하고 있는데, 이를 4~6월엔 전액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리터(L)당 16원인 석유수입부과금 납부 한도 내에서 환급해준다.
같은 기간 중동 7개국(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오만 이라크 카타르 쿠웨이트)에 대한 원유 수입 규모는 37억4812만달러로 전년대비 18.3% 감소했다. 이에 따라 3월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62.9%로 떨어지며 역대 연간 기준 최저치인 2021년 59.8%에 근접해졌다. 지난해 3월 중동산 비중(73%)보다 무려 10%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올해 1~2월에도 중동산 의존도는 70%에 달했다.
문제는 비중동산 원유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국내 정유사는 중질·고황 원유 비중이 높은 중동산 원유를 분해해 항공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왔다. 미국 셰일오일 등은 경질·저황 원유로 품질은 좋지만 국내 설비와 맞지 않아 같은 양을 투입해도 생산 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이나 아프리카산 원유는 운송 기간이 길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한국이 궁극적으로 탈중동을 하려면 설비를 바꾸는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려면 설비투자에 따른 세액 공제 확대 등 지원책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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