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기초연금 개편
베이비부머 세대 대거 편입돼
수급대상 재산 평균값도 급증
17억 아파트 보유해도 받아
사각지대 175만명은 미수급
"취약계층 포섭방안 구축해야"
정부가 기초연금을 저소득층 노인에게 더 두텁게 보장하는 '하후상박' 방식 개편안을 하반기 중 마련할 계획이다. 수급자 선정 과정에서 주택과 금융재산 등 자산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안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수급자 가운데 소득·저축이 많고 대도시 고가 주택을 보유한 65세 이상 노인이 우선 탈락 대상으로 거론된다.
17일 국민연금연구원의 '사회·경제적 변화를 고려한 기초연금 소득인정액 기준 개선방안'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기초연금 수급자 중 주택을 보유한 비율은 42.6%로 집계됐다. 이들의 평균 주택값은 1억3083만원으로, 2014년 7043만원 대비 85.8% 급증했다. 주택과 건축물, 토지, 조합원 입주권 등 일반재산을 보유한 비율은 69.5%에 달했다. 조합원 입주권·분양권 보유액은 2024년 2억원을 넘어섰다.
자산을 보유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면서 기초연금 수급자의 평균 재산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 제도상 수급 대상이 전체 노인의 소득인정액 하위 70%로 고정돼 있어 중산층 이상 노인까지 수급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기초연금 소득인정액을 산정할 때 주택재산은 대도시의 경우 1억3500만원, 농어촌은 7250만원씩 공제해주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대도시에서 별다른 소득 없이 실거래가 17억원 수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노부부도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다.
실제로 기본재산액 공제로 혜택을 보고 있는 수급자 중에는 대도시 거주 60대 부부 가구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본재산액 공제를 통해 수급자로 선정된 사람들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현행 수급자와 비교해 여성보다 남성, 다른 연령대보다 60대, 단독 가구보다 부부 가구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예·적금 등 금융재산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소득환산율을 더 높게 적용하자는 '차등화 방안'도 제시했다. 지금은 금융재산에 일괄적으로 2000만원을 공제한 후 연 4%로 소득환산하고 있다. 소득인정액이 높은 구간에서는 환산율을 4%보다 높이는 방식이 거론된다. 실제로 2024년 기준 금융재산 유효평균값은 소득 1분위에서 509만원에 그쳤지만 7분위에선 8381만원에 달해 격차가 컸다. 다만 수급자들의 근로의욕 저하를 막기 위해 근로소득 공제는 유지해야 한다고 봤다.
정부는 기초연금 기준을 노인 하위 70%에서 중위소득 중심으로 개편하는 안과 함께 이 같은 제안을 검토 중이다. 노인빈곤 해결이라는 도입 취지에 맞게 최저소득보장 제도로 전환하고, 저소득층은 소득을 더 두텁게 보장하는 방향으로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700만명을 넘어선 수급자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소득·자산 여력이 있는 노인을 수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그 재원을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미수급자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연금연구원의 '기초연금 미수급자 현황 및 특성 연구'에 따르면 기초연금 요건이 되는데도 받지 않은 미수급자는 2024년 기준 약 175만명, 전체 노인 인구의 17%에 달한다. 이 때문에 전체 노인 중 기초연금 수급률은 66~68%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미수급자의 상당수는 직역연금 수급자와 그 배우자,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가 있거나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노인도 제도 접근성이 낮아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미수급자 대다수는 제도상 배제되거나 구조적 제약에 놓여 있지만, 매년 선정 기준액을 올리는 방식만으로는 목표 수급률 70%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며 "직역연금 배제 기준 조정, 기초생활보장제도와의 연계 완화, 취약계층 대상 자동 포섭 체계 구축 등 제도 전반에 대해 정교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개편 관련 논의를 종합해 하반기 안에 방향을 설정하고 관련 법 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다음달로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합의점을 모색할 전망이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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