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시대’ 상징 전산실에
30년만에 PC 대신 로봇 들여와
“AI·로봇 시대 맞춰 변화해야”
로보틱스 연구 장비도 전폭 지원
개인용 컴퓨터(PC) 보급이 시작되던 90년대 학생들에게 PC 사용 기회를 주기 위해 문을 연 서울대 전산실이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로봇실’로 탈바꿈했다. 피지컬AI가 주목받으며 로봇이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떠오르자 대학 교육의 무게추도 단순한 컴퓨터 활용이 아닌 로봇 개발과 운용 능력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는 지난 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301동에서 ‘피지컬AI 로보틱스 랩(로봇실)’ 개소식을 열었다고 11일 밝혔다. 로봇실은 학생들이 마음껏 휴머노이드 로봇을 직접 개조 및 구동할 수 있는 공간이다. 로봇실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로보티즈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2대와 3종류의 로봇 손(그리퍼), 로보틱스 교육과 로봇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PC 15대가 비치됐다.
로봇실의 전신은 지난 1996년 신설된 ‘전산실’이었다. 전산실은 PC 보급이 원활하지 않던 시기에 학생들의 PC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던 공간으로, 학생들은 전산실에 비치된 수십대의 PC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이 보편화하며 PC의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전산실 수요도 크게 줄었다. 조규진 서울대 기계공학부 학부장은 “전산실과 PC는 90년대 ‘컴퓨터 시대’의 상징”이라며 “노트북이 보급되고 피지컬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산실의 존재감도 약해졌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 새로운 교육 공간이 필요했던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울대는 학생들의 새로운 수요에 맞춰 로봇실 개설을 결정했다. 조규진 학부장은 “AI와 로봇의 시대를 맞이해 캠퍼스 풍경도 달라져야 한다”며 “이제 PC는 누구나 다룰 줄 알지만, 로봇은 여전히 학생들에게 너무 비싸고 어렵다. 미래에는 학생들이 로봇을 컴퓨터처럼 쉽고 편하게 여기길 바란다”고 했다.
학생들은 로봇실에 비치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각자 용도에 따라 자유롭게 개조해볼 수 있다. 예컨대 제조 현장에서 다양한 부품을 옮겨야 하는 산업용 로봇은 집게 모양의 그리퍼를, 피아노 연주나 춤 등 정밀한 조작이 필요한 로봇에는 사람 손 모양 그리퍼를 부착할 수 있다. 인텔, 엔비디아, 마이크론의 최신형 CPU, GPU, 메모리가 탑재된 로보틱스 특화 PC로 로봇 움직임을 설계할 수도 있다.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매일 로봇실을 찾고 있다는 문지훈 서울대 기계공학부 학생(24)은 “이전까지는 로보틱스나 피지컬AI에 아무리 관심이 많아도 로봇을 만져볼 기회도 많지 않았다”며 “현재 로봇실이 생긴 덕분에 학부생들도 로보틱스 개발과 연구를 직접 할 감사한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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